21C한중교류협회 주최 ‘차기 정권 과제’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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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영토주권 양보안해… 전쟁도 불사할 것”
“한국은 연미연중 전략으로 다자안보 구축”

17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한중 신정부의 협력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21C한중교류협회가 주최한 이 토론회에서는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7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한중 신정부의 협력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21C한중교류협회가 주최한 이 토론회에서는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걸맞은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패권주의의 핵심은 군사력이고 그중에서도 해상 장악력인데, 중국은 미국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 중국은 당분간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다.”(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중국이 기존 세계질서의 규범을 바꾸는 수정주의 세력이 될 것인지에 대한 논쟁은 한국에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한반도에는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이다.”(정재호 서울대 외교학과 교수)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양국의 바람직한 관계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렸다. 21C한중교류협회(회장 김한규)가 주최하고 동아일보가 후원한 토론회는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실장의 사회로 정치 외교와 경제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중국은 당분간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문정인 교수는 “항공모함의 성능 등 중국의 해상 장악력이 미국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한 수준”이라며 “중국은 당분간 화평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군사력 경제력 등으로 볼 때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로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정재호 교수는 “중국은 미국이 패권국가가 되는 과정에서 영국에 자신의 힘을 숨겼던 역사를 유념하고 있다”고 다소 다른 시각을 보였다. 정 교수는 “중국이 패권을 추구할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한반도는 이미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과 영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은 영토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전쟁도 불사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졌다.

문 교수는 “영토와 주권 문제에서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고 전쟁까지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중국의 전쟁역사를 보면 70% 이상이 영토분쟁과 관련된 것이었다”며 “상대가 먼저 도발했다고 판단하면 반드시 되갚아 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국이 최근 센카쿠 열도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티베트나 신장위구르, 대만과 같이 핵심이익 지역으로 이해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 정부의 전략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문 교수가 “미국과 중국 모두와 연대하는 연미연중(聯美聯中)을 기반으로 동북아에 새로운 다자간안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정 교수와 이 교수는 “연미연중론은 구체적 방법론이 없는 공허한 담론”이라며 “한국이 주변국으로부터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외교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보다 실질적인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태식 전 주미대사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불신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동북아 정세의 주요한 관건이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이후 보통국가화를 지향하는 일본도 한중 관계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분야 토론에서는 한국이 달러화보다는 위안화 환율 안정에 더 주력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태준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번영에 환율 안정은 필수”라며 “중국과의 교역액이 미국보다 더 커진 만큼 달러화와 위안화 환율 안정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위안화 환율 안정을 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식 한중금융연구원장(전 금융통화위원)은 한중 자유무역협정과 위안화의 국제화, 중국의 금융·자본 시장 개방 등을 한국이 대비해야 할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한중교류#패권주의#영토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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