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 안보리에 절절한 편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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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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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비극적 상황 종식, 국제사회 책무 다해야” 호소
결의안 반대 러-中 겨냥한 듯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시리아 사태 해결에 키를 쥐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절절한 호소의 편지를 보냈다. 시리아 결의안 채택을 반대하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와 중국을 염두에 둔 서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유엔 사무총장실에 따르면 반 총장은 제라르 아로 안보리 의장(프랑스 유엔 주재 대사)에게 보낸 서신에서 “국제사회가 시리아의 현 상황을 종식할 수 있도록 모든 책임을 다해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유엔 관계자는 “그동안 반 총장이 여러 차례 안보리에 시리아 사태 해결을 촉구했지만 이번에는 서한의 형태이고 훨씬 절박한 표현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이 서한에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피란민이 100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국경을 넘어 인접국으로 향한 난민도 13만 명을 초과했다. 시리아 전역에서 민간인 사살, 자의적인 납치와 구금 및 처형, 부상자 방치 등 인권침해가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인 전면전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한 평화협상 재개의 길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의 이런 호소는 지난해 3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시리아 유혈사태가 18개월째로 접어들었고, 2만여 명이 사망했지만 별다른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리가 추진해온 아사드 정권 퇴진을 뼈대로 하는 결의안 채택은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번번이 벽에 부닥쳤다. 미국도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못했다.

한편 반 총장은 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유엔과 아랍연맹(AL)의 시리아 공동특사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후임을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임명하기 위해 나빌 엘라라비 AL 사무총장 측과 협의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반기문#안보리#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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