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도둑들’… 벌써 1000만 관객 훔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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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22일 만에… 한국영화 6번째 기록

한국 영화로는 6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도둑들’은 다양한 캐릭터가 주는 재미로 관객을 끌어들였다. 쇼박스 제공
한국 영화로는 6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도둑들’은 다양한 캐릭터가 주는 재미로 관객을 끌어들였다. 쇼박스 제공
‘도둑들’이 1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괴물’(1301만 명) ‘왕의 남자’(1230만 명) 등에 이어 한국 영화로는 6번째 기록이다. ‘도둑들’의 기록은 개봉 22일 만으로, 이는 ‘괴물’의 21일에 이어 두 번째 빠른 속도다.

이 영화의 흥행은 이전 ‘1000만 영화’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 ‘도둑들’에는 다른 영화들에 담겼던 사회적 메시지(‘괴물’ ‘왕의 남자’)나 스펙터클한 볼거리(‘해운대’ ‘태극기 휘날리며’)가 없다. 대신 영화적 ‘재미’만으로 관객을 끌어모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도둑들’은 한국과 중국 도둑 10명이 수백억 원 상당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때론 화합하고 때론 갈등하는 과정을 그렸다. ‘괴물’의 환경파괴에 대한 경고나 ‘왕의 남자’에 담긴 권력에 대한 신랄한 풍자 등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김수현 이정재 등 초호화 출연진이 각양각색으로 빚어내는 캐릭터의 재미를 선사했다. 이에 대해 ‘쿨한’ 관객 시대의 도래라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서우석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메시지나 폭력에 대한 비장한 묘사가 생략된 포스트모던한 느낌의 영화”라며 “관객도 범죄에 대한 정당화의 강박을 벗어던지고 즐긴 점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도둑들’의 흥행을 한국 영화 르네상스와 연결짓는 분석도 있다. 상반기 한국 영화 관객은 4417만 명으로 역대 최다. 이는 한국 영화의 전성기였던 2006년의 4148만 명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상반기 ‘범죄와의 전쟁’(468만 명) ‘내 아내의 모든 것’(458만 명) ‘건축학 개론’(410만 명) 등 한국 영화 흥행이 하반기 ‘도둑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찬일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도둑들’은 할리우드 장르영화 중 국내에선 많이 제작되지 않은 케이퍼무비(훔치기 소재 범죄영화)에 해당하는데, 1000만 명이 이 영화를 봤다는 점은 한국 영화 장르의 외연이 넓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장르의 확장은 관객 수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영화의 최동훈 감독은 최고의 흥행감독으로 떠올랐다. 최 감독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12만 명) ‘타짜’(684만 명) ‘전우치’(613만 명)에 이어 4번째 대박을 터뜨렸다. 봉준호 박찬욱 강제규 감독 등 ‘흥행파’ 감독들 중에도 4번 연속 흥행에 성공한 이는 드물다. 그가 불러 모은 역대 관객은 이번 영화를 포함해 2400만 명에 이른다.

‘도둑들’의 흥행에는 X세대에 해당하는 중년층의 힘이 컸다.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도둑들’의 40대 관객 비율은 첫 주 20%, 둘째 주 25%, 셋째 주 30%로 갈수록 상승해 흥행을 견인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대학 때부터 문화를 즐기던 30, 40대가 사회인이 돼서도 문화를 향유하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이 앞으로도 영화 관객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널A 영상] ‘도둑들’ 개봉 22일만에 1000만 관객 돌파 비결은…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도둑들#도둑들 1000만 관객#한국 영화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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