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방문 외신기자들 “이 평화로운 섬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9일 03시 00분


CNN 등 12개국 17명
北 포격 도발현장 취재

18일 연평도 포격 현장을 찾은 외신 기자들에게 주민 김유성 씨(왼쪽)가 북한의 도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아리랑TV 제공
18일 연평도 포격 현장을 찾은 외신 기자들에게 주민 김유성 씨(왼쪽)가 북한의 도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아리랑TV 제공
“해안가 주변의 풍광이 최고급 휴양지로 손색이 없네요.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포탄이 오가다니….”(크리스 넬슨 미국 넬슨리포트 발행인)

18일 오후 인천 옹진군 연평도 망향대. 넬슨 발행인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오는 북녘을 바라보며 말했다. 넬슨 발행인을 비롯해 CNN 르몽드 요미우리 등 12개국 주요 언론사 기자 17명은 이날 북한의 포격 도발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연평도를 찾았다.

이날 연평도의 최고 기온은 약 26도였지만 강한 태양 볕이 살갗을 태울 듯 내리쬐었다. “산에 나무가 없어서 그래요. 포격 때 전부 불타버렸지.” 강명성 연평군 주민자치위원장(64)이 말했다.

나무 대신 마을 곳곳에는 피폭 현장을 나타내는 빨간 깃발이 꽂혀 있었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은 연평도 일대에 포탄 170여 발을 퍼부었고, 해병대 장병 2명과 민간인 2명이 숨졌다.

외신 기자들은 안보교육장과 면사무소, 망향대를 둘러보고 주민과 군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인천시가 지난달 착공한 안보교육장엔 피폭 민가 3채가 보존돼 있다. 인천시는 43억 원을 투입해 포격 2주년을 맞는 올 11월 교육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기자들은 보도를 통해서만 접한 포격 현장을 눈으로 확인하며 숙연해졌다. 우미트 엔긴소이 터키 휘리예트 데일리 뉴스 기자는 “지구상 마지막 냉전의 현장을 직접 보니 뜻깊다”고 했다. 중국 후베이(湖北)일보 자오량잉(趙良英) 기자는 “무력 충돌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타격을 준 북한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들은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중국 어선 15대가 불법 조업을 하다 해군 함선에 쫓겨 북측 영해로 돌아가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단속이 힘든 밤이 되면 100대가 넘는 중국 어선이 몰려든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류룬창(劉潤昌) 홍콩 A-TV 부총재는 “한중관계의 미래를 위해 중국 정부가 좀 더 강력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외신 기자들은 아리랑TV의 초청으로 13일 방한해 천안함 전시관과 4대강 공사 현장, 제주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등을 둘러봤으며 19일 출국한다.

연평도=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연평도#연평도 포격#외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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