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한 한국야구, 그 비밀을 알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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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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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코치로 변신한 日프로야구 감독출신 이토 쓰토무 씨

프로야구 두산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는 일본 세이부의 주전 포수였고 2004년엔 감독을 맡아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아래 사진은 10일자 아사히신문의 이토 코치 인터뷰 기사. 동아일보DB
프로야구 두산 이토 쓰토무 수석코치는 일본 세이부의 주전 포수였고 2004년엔 감독을 맡아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아래 사진은 10일자 아사히신문의 이토 코치 인터뷰 기사. 동아일보DB
“왜 한국 프로야구에 가려 하나?”

두산의 이토 쓰토무(50·伊東勤) 수석코치는 이런 질문을 자주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일본 프로야구의 간판 스타였다. 1981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세이부에 입단해 2003년 은퇴할 때까지 포수 골든글러브를 11번이나 받았다. 1984년부터 15년 연속 올스타로 선정됐다. 통산 성적은 타율 0.247(1738안타)에 156홈런 811타점.

2004년에는 세이부 사령탑을 맡아 그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까지 NHK 등에서 야구 해설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부와 명예를 뒤로 한 채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토 코치는 10일자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 ‘사람(ひと)’에서 “야구에 대한 자극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 대상은 한국이었다. 그는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일본 야구 대표팀 코치였다. 일본은 WBC 우승을 차지했지만 한국에는 약했다. 지역 라운드를 포함해 총 다섯 번 맞붙어 2승 3패로 밀렸다. 결승에서도 10회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5-3으로 간신히 이겼다. 이토 코치는 “그때 한국 야구가 강한 비밀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고 했다.

그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LG의 일본 전지훈련에서 인스트럭터를 해주면서부터. LG의 개막전을 관람하기 위해 잠실구장을 방문했을 때 “한국 포수는 생각하는 플레이가 부족하다”고 따끔한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해 여름, 그는 두산 구단으로부터 코치직을 제안받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한국은 야구팬의 응원 열기가 대단했다. 주전 선수의 수준은 높았고 새로운 것을 흡수하려는 자세가 좋다. 반면 야구장 시설은 일본에 비해 규모도 작고 낡아서 아쉬웠다.”

이토 코치는 한국 야구를 보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일본 야구에 자극을 주고 싶어 했다. 언젠가 한일 프로야구 교류전이나 아시아리그가 열리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그는 “아내가 인기그룹 ‘동방신기’의 열혈 팬이다. 나 역시 선수들과의 소통을 위해 한국말을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이제 한글로 내 이름을 쓸 줄 안다”고 했다.

이토 코치는 최근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의 첫 경험. 불안보다 기대가 크다. 한국 선수들은 열심히 연습하고 이기고자 하는 의욕도 강하다. 나 역시 한국 야구가 발전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 그것만큼 기쁜 일은 없기에 새로운 기분으로 출발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두산#일본프로야구#이토쓰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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