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팔순 할아버지의 ‘통큰 기부’

  • 동아일보

충북 제천 87세 박화규씨
“노인 시설을… 市에 밭 기증”

충북 제천에 사는 팔순 노인이 시가 100억 원 상당의 땅을 시에 기부하기로 했다. 1일 제천시에 따르면 영서동에 사는 박화규 할아버지(87·사진)는 지난달 28일 제천시 노인회관에서 열린 제37차 노인회 정기총회에서 최명현 제천시장을 만나 자신의 전 재산인 봉양읍 미당리의 과수원 밭 등 토지 9만9000m²(약 3만 평)를 시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이 땅의 거래 가격은 1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식을 모두 외지로 출가시키고 부인과 둘이 살고 있는 박 할아버지는 “20대 초반에 제천에 정착해 생활하면서 틈틈이 모은 돈으로 땅을 조금씩 사놨다”며 “지역에 도움 되는 일을 하겠다고 젊은 시절부터 마음먹고 있다가 이번에 땅 기부를 결정했고, 자식들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박 할아버지는 “기증한 땅이 농업인과 홀몸 노인들을 위한 시설 건립에 사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제천시에 이런 거액이 기부된 것은 처음”이라며 “박 할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4H운동’ 관련 농업연수원이나 노인요양원 등의 시설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제천=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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