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만 바라보게… 지자체장 정당공천 없애야”

  • 동아일보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 포럼
“상향식 공천 우선 시행을”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도가 풀뿌리 민주주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22일 전국시군구청장협의회가 부산분권혁신운동본부, 한국지방자치학회와 공동으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호텔에서 개최한 ‘정당공천 폐지 실천 민관학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전국 핵심리더 초청 포럼’에 참석한 학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쏟아놓은 얘기다. 기초자치단체장이 정당 대신 주민을 바라보고 일할 수 있도록 정당공천을 폐지해달라는 취지다.

이날 포럼에 나온 정세욱 명지대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지방선거는 지역 일꾼을 뽑는 동네잔치로 치러지지 못하고 사실상 중앙정치의 축소판, 정당 간의 각축장으로 변했다”며 “지방선거가 고비용 선거가 된 원인은 정당공천 때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관희 경찰대 교수(전 헌법학회장)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장차 자기에게 도전할 만한 인물은 단체장 후보나 의원 후보로 추천하지 않고 있다”며 “지자체 선거에서 시민단체나 유권자단체와 같은 비영리법인에 대해서도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도록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당장 정당공천 폐지가 어렵다면 기초자치단체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할 보완책이 먼저 시행돼야 한다”며 “지방 당에서 자율적으로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상향식 공천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제도대로라면 시장 군수 구청장이 지역구 국회의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당공천 폐지 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 역시 이달에 기초자치단체장 정당공천 폐지를 검토한 바 있다. 한국지방자치학회와 코리아리서치가 지난해 11월 전문가와 일반시민 12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가의 86.8%, 일반국민 46.7%가 정당공천 폐지에 찬성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