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마지막 미션 “독립리그를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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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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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리그 고양 원더스
김성근 초대 감독

“후배들을 위한 마지막 의무라 생각하고 전력투구해야죠.”

김성근 전 SK 와이번스 감독(69·사진)이 다시 유니폼을 입는다. 그는 5일 독립리그 고양 원더스의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SK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지 4개월 만의 복귀다. 연봉은 2억 원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1984년 OB(현 두산)를 시작으로 태평양(1989∼90년)―삼성(1991∼92년)―쌍방울(1996∼99년)―LG(2001∼2002년)―SK(2007∼2011년 중도 퇴진)에 이어 다시 팀을 이끌게 됐다. 그는 12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고양 창단식에서 공식 취임한다.

김 감독의 도전은 남다르다. 고양은 유일한 독립리그 팀이다. 김 감독은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30년을 맞아 두 번째 발전을 생각할 시기”라고 했다. 기존 프로 팀의 토대가 되는 독립리그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얘기였다. 그는 “수차례 감독을 맡아 달라고 제안한 허민 구단주에게 감사하다. 독립리그의 기초를 세우겠다”고 했다.

고양은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한 선수와 임의탈퇴 선수 등에게 재기의 터전이다. 잠재력 있는 선수를 발굴하는 야구사관학교 역할을 하게 된다. 고양은 지난달 트라이아웃을 통해 40명을 선발했다. 잡초 같은 야구인생을 살아온 김 감독과 닮았다.

김 감독은 최초의 독립리그 구단을 탄탄한 팀으로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안다. 독립 구단이 계속 창단되기 위해선 고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김 감독은 “야구계 원로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었다. 고양 구단을 근성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평소 ‘일구이무(一球二無)’ 정신을 강조했다. 공 하나에 두 번째는 없다는 의미다. 그런 치열함은 SK 감독 시절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3회 우승을 이끈 원동력이었다. 그는 고양 선수들도 일구이무의 정신으로 무장시키겠다는 각오다. “고양에 선발된 선수들이 과거 어느 팀에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에게 ‘후회 없이 살았다’는 생각이 들도록 인생의 길잡이가 되겠다”고 했다.

고양 구단은 김 감독과 함께 할 수석코치에 김광수 전 두산 감독대행을 영입했다. 박상열 전 SK 2군 투수코치, 신경식 전 두산 타격코치, 고노 다카유키 전 소프트뱅크 수비코치도 합류했다. 야신(野神)의 도전이 다시 시작됐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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