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김치 로드’ 개척” 김치버스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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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5일 0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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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학과 동문 류시형 김승민 조석범 씨
400여일 5만2000km 김치 맛 전파 나서

앞으로 400여 일간 지구촌을 돌며 김치를 활용한 퓨전음식을 소개할 ‘김치버스’와 경희대 조리학과 동문 요리사 ‘김치트리오’ 모습. 왼쪽부터 김승민 조석범 류시형씨.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앞으로 400여 일간 지구촌을 돌며 김치를 활용한 퓨전음식을 소개할 ‘김치버스’와 경희대 조리학과 동문 요리사 ‘김치트리오’ 모습. 왼쪽부터 김승민 조석범 류시형씨.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6·25전쟁 직후 비포장 시골길을 털털거리며 달리던 시외버스. 그걸 미군들은 이렇게 불렀다. ‘김치버스.’ 실내를 압도하던 냄새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름은 같아도 내용이 전혀 다른 ‘김치버스’가 15일 광주에서 열리는 제18회 세계김치문화축제에 모습을 드러낸다.

20대 남자 조리사 셋이 400여 일간 지구촌 5만2000km를 달려 세계인에게 김치의 참맛을 보일 모바일 홈(숙식시설을 갖춘 캠핑카)이다. 이들은 출발(23일)에 앞서 닷새간 김치버스가 전시될 축제장에서 김치햄버거 등 퓨전 김치요리를 매일 두 차례씩 선보인다.

“서구에선 김치를 요리로만 알아요. 그런데 재료이기도 하잖아요. 김치찌개, 김치전, 김치볶음밥같이. 이게 바로 조리사인 저희가 운행할 김치버스의 미션입니다. 그네들 일상음식과 가정식도 김치를 활용하면 새롭고 특별한 별미음식으로 태어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겁니다. 이거야말로 ‘한식 세계화’의 지름길 아닐까요.”

김치버스 프로젝트(부제 Taste of Korea·한국의 맛)의 리더 류시형 씨(28·네이버 여행부문 파워블로거)의 말이다. 김치버스에 오를 ‘김치트리오’는 경희대 호텔경영대학 조리학과 동문. 김승민 씨(28)는 류 씨의 한 학번 후배이자 동년배 친구, 조석범 씨(24·휴학 중)는 4년 후배다.

김치버스 탄생에는 류 씨의 여행체험이 밑거름이 됐다. 2006년 7월부터 219일간 26개국을 편도 항공권과 단돈 26유로 등 총 80만 원으로 나 홀로 주유한 ‘무전여행’이다. 무전여행인지라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 집에 초대돼 유숙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덕분에 현지인의 일상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다. “김치버스는 그때 얻은 결론입니다. 그들 음식에 김치를 넣으면 새롭고 다양하며 특별한 맛을 낼 수 있다고 확신한 끝에 얻은 것입니다.” 이 여행은 그가 쓴 ‘26EURO’(26유로)라는 책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김치버스가 여행할 ‘김치 루트’는 이렇다. 23일 강원도 동해항에서 카페리에 올라 블라디보스토크(러시아)로 간다. 여기서 시작해 유라시아대륙을 돌고 대서양을 건넌다. 북미 대륙에서는 캐나다와 미국을 두루 섭렵한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평양을 건너 귀국한다. 총 여행거리 5만2000km.

김치버스는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25인승 중형버스의 의자를 뜯어내고 실내에 주방시설과 잠자리용 평상을 설치한 개조 캠핑카. 김치트리오는 400여 일간 여기서 숙식하며 김치루트를 주파할 계획이다. 신선한 김치는 감칠배기(광주김치 대표 브랜드)가 공수하고 자동차 점검과 수리는 현대자동차가 맡는다. 소요 경비는 총 3억 원. 그러나 지금까지 현대자동차, 경희대, 세계김치문화축제위원회, 감칠배기 등으로부터 후원받은 액수는 현물을 포함해 2억 원가량이다. 지금도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도 예정대로 출발합니다. 젊다는 게 한 밑천이라는데 셋이 힘을 합치면 극복할 거라고 믿습니다.”

이들의 활동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페이스북과 유튜브, 홈페이지로 중계될 예정이다.

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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