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참전協 사무총장 데스타 씨 “6·25희생 잊지 않겠다는 한국에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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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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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찾아 방한

“한국의 기적 같은 발전은 우리가 흘린 피와 땀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습니다. 60여 년 전 이 나라를 위해 싸웠던 게 자랑스럽습니다.”

에티오피아 6·25 참전용사인 아킬리두 데스타 씨(80·사진)는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다시 참전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데스타 씨는 8일 강원 춘천시 수변공원에서 열리는 춘천지구전투 재연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국방부 초청으로 6일 방한했다.

현재 에티오피아 참전협회 사무총장인 데스타 씨는 1951년 소위로 참전해 부하들과 함께 춘천지구전투에서 중공군과 여러 차례 격전을 벌였다.

“고지 하나를 탈환하기 위해 지옥 같은 사투를 했습니다. 적의 빗발치는 포화세례에도 모든 대원이 용맹하게 싸웠죠.” 야음을 틈탄 적의 기습으로 하룻밤 사이 5명의 부하를 잃기도 했다면서 그는 잠시 상념에 잠겼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에 6037명을 파병했으며 이 중 122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는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다 많은 동료가 죽거나 다쳤고, 귀국한 뒤에도 정치적 격변으로 박해도 받았지만 결코 참전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번 방한이 3번째이지만 그에겐 의미가 남다르다. 올해 7월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론 처음으로 에티오피아를 방문했을 때 그는 다른 참전용사들과 함께 이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얘기를 나눴다.

그는 “이 대통령의 방문은 참전용사들에게 큰 힘과 격려가 됐다”며 “‘한국은 에티오피아를 결코 잊지 않는다’는 이 대통령의 얘길 듣고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참전용사 후손들에 대한 직업훈련 연수 등 이 대통령이 약속한 지원사업이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참전용사 후손들의 방한 기회를 늘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한국에서 흘린 피땀의 가치와 양국관계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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