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스, 24년전 살던 부산서 한국말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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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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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미군부대 하얄리아 터
시민공원 기공식 참석 축사

1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왼쪽에서 세 번째), 허남식 부산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가운데) 등 각계 인사 및 시민단체 대표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민공원 조성사업’ 기공식이 열렸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1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연지동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왼쪽에서 세 번째), 허남식 부산시장(왼쪽에서 두 번째),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 (가운데) 등 각계 인사 및 시민단체 대표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시민공원 조성사업’ 기공식이 열렸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다음 달 이임을 앞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11일 부산에서 유창한 한국말 솜씨를 뽐냈다. 이날 오후 2시 부산 부산진구 옛 미군부대 하얄리아 터에서 열린 ‘부산시민공원’ 기공식에서 스티븐스 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말로 축사를 했다. 기공식에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허남식 부산시장 등 각계 인사와 부산시민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는 시작부터 우리말로 “역사적인 날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운을 뗐다. 대사는 “여러분 노력 덕에 시민공원이 현실화돼 기쁘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 않았다. 오늘 성공을 보면서 ‘칠전팔기’라는 말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경마장, 주한 미군 주둔지를 거쳐 마침내 부산시민 품으로 돌아온 공원 용지의 역사성과 미군 부대 터가 반환되기까지 부산시민의 노력을 언급한 것.

그는 “주한미군이 지속적으로 부대를 반환하고 있다. 반납된 터는 최대한 시민을 위해 사용되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 뒤 “그래서 부산 모델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1987년부터 3년간 부산에서 영사로 근무할 때 하얄리아 부대 내 관저에서 생활한 데다 아들이 부대 내 외국인 학교에 다니는 등 부산과 인연이 있다. 그는 “부산은 늘 마음속에 있는 도시입니다. 오늘 기공식은 공통의 역사를 기억하고, 더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우리 양국의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자리”라고 덧붙였다.

스티븐스 대사의 유창한 한국말 축사를 듣고 있던 참석자들은 여러 차례 박수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부산시민공원은 53만4000m²(약 16만1000평)에 6494억 원이 투입돼 2014년 완공될 예정이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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