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었던 양궁의 꿈, 軍서 되찾았어요”

  • 동아일보

육군 1107공병단 백현 일병
강원도민체전서 종합 1위 “부대 배려로 긴 슬럼프 탈출”

육군 1107공병단 약진부대 백현 일병(오른쪽)과 그의 멘토 김선만 중대장이 양궁선수용 활을 살펴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육군 1107공병단 약진부대 백현 일병(오른쪽)과 그의 멘토 김선만 중대장이 양궁선수용 활을 살펴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군에서 잃어버렸던 꿈을 되찾았습니다.”

강원 원주시의 육군 1107공병단에서 근무하는 백현 일병(25)은 고교 시절부터 전국 단위의 양궁대회에서 1위를 휩쓸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대학에 진학한 뒤 슬럼프에 빠졌다. 대학마저 장학금을 더는 못 주겠다고 통보할 정도였다. 백 일병은 대학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지난해 8월 입대했다.

지난달 초 강원도양궁협회가 백 일병에게 평창군에서 열린 ‘2011 강원도민체전’에 출전할 것을 권했다. 원주시 대표로 출전하려던 선수가 갑작스럽게 출전하지 못하자 선수 시절 백 일병을 알았던 협회 관계자가 급히 그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백 일병은 현역 군인 신분인 데다 활을 놓은 지 벌써 1년 반이 넘어 머뭇거렸다. 중대장 김선만 대위는 “집중하고 싶은 일에 전념하면 잡념이 사라질 것”이라며 적극 권했다. 대대장인 정구호 중령도 4박 5일의 포상휴가를 주며 대회 출전을 지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백 일병은 90m와 30m 1위, 70m와 50m에서 2위를 차지해 개인종합 1위를 기록했다. 백 일병은 “과거 선수 시절에는 어떻게든 맞히려고 아등바등했지만 이번에는 점수에 집착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쐈더니 오히려 더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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