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해외동포들 총선때 우편투표나 船上투표 원해”

  • 동아일보

“재외동포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우편투표 또는 선상(船上)투표입니다. 순회투표소 설치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권영건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사진)은 13일 기자와 만나 내년 4월 19대 총선부터 실시되는 재외국민투표에 대한 재외동포들의 희망을 이렇게 전했다. 재외동포재단은 14∼18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12회 세계한인회장대회를 연다.

권 이사장은 “재외동포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제도가 바로 참정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11월 모의투표에서 일본 동포의 투표율이 3%에 그쳤던 것처럼 투표율이 낮으면 재외동포 지위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투표율을 올리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생업에 종사하는 재외동포가 평일을 이용해 등록과 투표를 위해 2차례나 자비를 들여 투표소로 가는 것이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권 이사장은 “우편투표를 하는 이탈리아의 재외선거 투표율은 40%에 이른다”며 우편투표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선거로 인한 동포사회의 분열을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 “공정선거 시비가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재외동포재단이 직접 나서기는 어렵지만 한인회장단 등 동포사회 지도자들에게 선진적인 정치문화의 모범을 보여 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외국민투표 탓인지 이번 한인회장대회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도 매우 뜨겁다고 한다. 대회 이틀째인 15일에는 각 당 의원들이 참석해 정당별 재외동포정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재외동포정책포럼도 열린다.

권 이사장은 재외동포의 참정권 행사 못지않게 청소년 교육 문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한인회장대회나 11월 세계한상대회의 주류는 이민 1세대지만 이들이 퇴장하고 2세, 3세들이 주역이 될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2, 3세들이 방학 등을 이용해 국내에서 우리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재외동포교육문화연수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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