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호킹’ 신형진 씨 “10일부터 모교로 출근 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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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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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친화 스마트폰 개발로 저같은 사람 세상소통 도울것”

신형진 씨(왼쪽)와 어머니 이원옥 씨.
신형진 씨(왼쪽)와 어머니 이원옥 씨.
“저처럼 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도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10일부터 모교인 연세대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에 연구원 자격으로 출근하는 ‘연세대 스티븐 호킹’ 신형진 씨(28)는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어렸을 적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아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신 씨와의 인터뷰는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이뤄졌다. 신 씨는 눈동자를 움직여 문자를 입력하는 ‘안구 마우스’를 이용해 메신저를 작성했다.

신 씨는 입학 9년 만인 올 2월 대학을 졸업하고 5개월 만에 모교 연구소에 첫 직장을 얻었다. 그는 출근 소감을 묻자 “설렘과 동시에 기대가 크다”며 “이제 갓 입사한 막내 연구원일 뿐인데 주변으로부터 너무 관심과 사랑을 많이 받아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신 씨는 연구소에서 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 대한 연구를 할 계획이다. 신 씨는 애초 스마트폰을 연구주제로 정할 때 여러 가지로 몸이 불편한 자신이 잘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신 씨는 “걱정이 많았지만 주변에서 ‘오히려 장애인의 불편함을 잘 아는 네가 연구를 더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줘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스마트폰이 많은 이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지만 정작 장애인에게는 ‘벽’이나 다름없다”며 “당장 나부터도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내 연구로 이 벽을 낮추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신 씨는 첫 출근일인 10일 김한중 총장과 보직교수, 연구소 직원들, 가족과 선후배 등이 참석하는 환영회를 가진 뒤 13일부터 정식 근무를 시작한다. 그는 학교 측의 배려로 일주일에 한두 차례만 연구소에 나와 회의 등에 참석하고 대부분의 연구는 주로 집에서 할 계획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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