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한의학 박사 1호 ‘류근철’ KAIST 특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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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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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박사 1호… KAIST에 578억원 기부

대한민국 한의학박사 1호로 개인으로서는 대학에 최고액 기부를 기록한 류근철 박사(KAIST 초빙 특훈교수·사진)가 8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류 박사는 1월 중순 뇌경색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다. 1926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6년 경희대에서 1호로 한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경희대 의대 부교수, 경희한방의료원 부원장, 초대 한국한의사협회장 등을 지냈다. 국내 최초로 무통 침 치료기를 개발했고 세계 최초로 침술로 제왕절개수술 마취에 성공했다. ‘동서의학중풍센터’를 만들어 양방과 한방의 협진을 처음 시도했다. 한의학에 공학을 접목한 그는 한의학자로는 처음으로 1996년 4월 모스크바국립공대에서 의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인은 기부에서도 큰 획을 그었다. 2008년 8월 “노벨상을 받는 과학인재를 기르는 데 써 달라”며 개인 기부 최고액인 578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에 쾌척했다. 한의학자와 공학자로서 재능도 기부했다. 2009년 3월 ‘KAIST 인재 및 우주인건강 연구센터’와 ‘닥터 류 헬스클리닉’을 열어 자신의 개발한 의료기구와 침술로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을 돌봤다. 헬스클리닉을 찾는 학생들에게 “과학자로 성장해 미래의 한국을 빛내 달라”고 항상 당부했다. 학생들은 “류 박사님은 우리의 빛”이라며 그를 따랐다.

고인은 이런 공로로 지난해 ‘과학기술훈장 창조장’을 받았다. KAIST는 교내 스포츠콤플렉스에 그의 이름을 붙였으며 세종시에 들어설 새 캠퍼스를 ‘류근철 캠퍼스’로 명명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희정 씨, 아들 인희(연세대 철학과 교수) 광희 씨와 딸 영희 선희 정희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0일. 02-2227-7594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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