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졸업하고 스튜어디스 생활 3년… 내친김에 항공기 기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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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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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사랑 ‘女풍당당’

이스타항공 제공
이스타항공 제공
우리나라에서 비행기 기장은 남초(男超) 현상이 유독 강해 여성 기장이 탄생했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된다. 현재 대한민국 여성 기장은 대한항공 3명, 이스타항공 2명뿐. 가장 최근에 여성 기장 대열에 합류한 윤희준 이스타항공 기장(38·사진)은 여성이라는 점 외에도 공대를 졸업하고 스튜어디스를 거쳐 기장이 됐다는 이색 경력으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그동안 부기장으로 활약해온 윤 씨가 지난달 23일 국토해양부의 기장 자격심사를 최종 통과해 앞으로 기장으로 활약하게 됐다”고 3일 밝혔다. 윤 기장은 충남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후 1996년 2월부터 캐세이패시픽 항공의 객실승무원(스튜어디스)으로 활동했다. 윤 씨는 “감히 여성이 기장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했지만, 스튜어디스 생활을 하면서 여성 기장의 꿈을 키워나갔다”고 말했다.

기장에 도전하기 위해 약 3년간의 스튜어디스 생활을 정리한 윤 기장은 2000년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 양성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국내외 교육을 모두 이수한 그는 부기장 면허(면장)를 따 2009년까지 아시아나항공에서 부기장으로 일했다.

2009년 신생 항공사인 이스타항공으로 자리를 옮긴 윤 기장은 까다로운 필기시험과 가상비행 등으로 숙련된 부기장들도 어려워하는 기장시험을 2년간 준비한 끝에 이번에 기장 자격을 얻게 됐다.

지금까지 5000시간 가까운 무사고 경력을 자랑하는 윤 기장은 “회사와 동료의 성원에 힘입어 꿈을 이뤄 정말 기쁘다”며 “조종사의 의무인 안전운항을 기본으로 승객을 더욱 편안하게 모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2월 이혜정 기장이 저가항공사 최초로 여성 기장이 된 데 이어 이번에 윤 기장까지 2명의 여성 기장을 보유하게 됐다. 이스타항공에서는 이 외에도 여성 부기장 2명 등 총 4명의 여성 조종사가 활동하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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