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왼쪽)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총무원에서 만났다. 두 종교지도자는 공교롭게도 선물로 차와 다기세트를 서로 건네며 종교 간 평화를 다짐했다.
“남의 집에서 된장찌개를 끓이든 청국장을 끓이든 상관 않듯, 간섭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교는 오랜 역사를 통해 이 입장을 지켜왔습니다.”(자승 스님) “잘 알아들었습니다. 가장 큰 허물은 언어의 허물입니다.”(길자연 목사)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보수적 개신교 연합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신임 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총무원에서 만났다. 이번 만남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를 지낸 백도웅 목사(종교인평화봉사단 이사장)의 주선으로 이뤄졌으며 약 30분간 이어졌다.
길 목사는 “원장 스님이 ‘울지 마 톤즈’를 두 번이나 봤다는 얘기를 접했다. 나도 이태석 신부에 관한 기사를 스크랩했다”고 말했고 자승 스님은 “선함에는 종교의 구분이 따로 없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최근 한기총이 ‘처치 스테이’를 추진하면서 불교계와 관계가 불편했던 데 대해 길 목사는 “처치 스테이는 불교 템플스테이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 신앙과 정신을 알기 쉽게 알리기 위한 것이다.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면 이름을 재고하는 방향도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템플스테이는 불교를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를 높인다는 취지 아래 정부 요청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길 목사는 “개신교 대법관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의 최근 발언에 대해 “황 의원이 ‘본뜻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잘 헤아려 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자승 스님은 “바닷물을 떠 그게 낙동강에서 왔는지, 한강에서 왔는지 따질 필요 없다. 모두 같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 목사도 “우리는 다종교 사회의 전통을 갖고 있어 정신적, 도덕적으로 같이 협력하고 봉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