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하늘 길 2400km 패러글라이딩 종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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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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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헌 대장 이끄는 원정대, 내년 9월부터 5개월간 비행

한국 원정대가 세계 최초로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의 하늘 길 개척에 나선다.

산악인 박정헌 대장(39·사진)이 이끄는 ‘하늘 땅 사이 길 히말라야 종주원정대’는 내년 9월부터 5개월에 걸쳐 패러글라이딩을 이용해 히말라야 산맥의 서쪽부터 동쪽 끝까지 약 2400km의 산맥을 비행한다. 안나푸르나(해발 8091m), 에베레스트(8850m) 등 히말라야의 주요 봉우리가 있는 지역에선 비행 탐사도 병행할 예정이어서 실제 비행거리는 5000km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히말라야 산맥은 해발고도 7000m가 넘는 봉우리가 250개 이상이 될 만큼 거대한 규모를 자랑해 히말라야 전체를 아우르는 원정이 시도된 적은 아직 없다. 박 대장은 상승기류를 이용해 패러글라이딩으로 하루 최대 150km를 이동하면서 산맥 전체를 훑고 그 과정에서 히말라야의 아름다움을 영상과 사진으로 담아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패러글라이딩과 항공 촬영에 뛰어난 최고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했다.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출신인 홍필표(43), 동력비행 부문 국내 1인자이며 최근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항공 촬영으로 담아낸 함영민(40) 대원 등이다.

박 대장은 원래 고산 거벽 등반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 대표적인 산악인이다. 1994년 안나푸르나 남벽, 1995년 에베레스트 남서벽을 올랐고 2002년에는 시샤팡마(8027m) 남서벽에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등 ‘등로주의(정상에 오르는 것 자체보단 어떤 루트, 어떤 방식으로 오르는지에 더 가치를 두는 것)’를 실천해왔다. 하지만 2005년 난공불락의 벽으로 꼽히는 촐라체(6440m) 북벽 등반 과정에서 동상으로 손가락 여덟 개를 잘라낸 뒤 다른 방식으로 히말라야를 탐사하는 데 관심을 갖게 됐다.

“2004년 가셰르브룸Ⅱ(8035m) 등정 뒤 패러글라이딩 하산을 처음 시도하면서 하늘에서 보는 히말라야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했다”는 그는 “히말라야 산맥 전체를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고 이를 실천에 옮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히말라야는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인 곳 중 하나지만 일부 8000m 이상 봉우리를 제외하고는 외부인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이번 원정을 통해 히말라야의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또 최근 지구온난화, 상업화 등으로 파괴되는 자연 상태도 외부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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