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요? 우리에겐 기회이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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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0일 03시 00분


이집트 아인샴스大중동지역 첫 한국어과 학생들 한국 연수

전통문화체험 등 바쁜 나날

한국을 방문한 이집트 아인샴스대 한국어과 학생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와룡동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떡 만들기 체험을 했다. 호다압델아지즈 씨와 살마 무스타파 씨, 욤나 칼리드 씨가 자신들이 만든 떡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왼쪽부터). 원대연 기자
한국을 방문한 이집트 아인샴스대 한국어과 학생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와룡동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떡 만들기 체험을 했다. 호다압델아지즈 씨와 살마 무스타파 씨, 욤나 칼리드 씨가 자신들이 만든 떡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왼쪽부터). 원대연 기자
“‘꽃보다 남자’ ‘쾌도 홍길동’ ‘커피 프린스 1호점’…. 다 좋아해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와룡동에 있는 한국전통음식연구소 떡 박물관. 히잡을 두른 이집트 여대생들이 한국 드라마 제목을 줄줄 외며 밝게 웃었다. 한국 아이돌 가수의 이름까지 꿰고 있는 이들은 이집트 아인샴스대 한국어과 2학년. 아인샴스대는 2005년 중동지역에서 최초로 한국어과를 개설해 매년 30여 명의 신입생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성균관대 성균어학당에서 2일 시작한 3주 한국어 단기과정을 듣기 위해 지난달 20일 한국에 왔다.

한국에서 먹은 음식 가운데 김밥과 떡볶이가 가장 맛있었다는 이들은 6일 떡박물관에서 단호박 떡케이크와 꽃산병을 직접 만드는 한국 전통문화체험을 했다. 쌀가루를 체에 내린 뒤 단호박 재료를 넣고 정성껏 반죽을 한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 떡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며 연방 웃음꽃을 터뜨렸다. 마람 타레크 씨(20)는 “이집트에서는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 떡을 만들 기회가 없었는데 직접 만들어 보니 정말 신기하다”며 자신이 만든 떡을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이들은 엄격한 분위기의 이집트와 달리 한국은 활기차고 재미있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집트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스타일의 로맨틱 드라마를 즐겨보며 한국에 오고 싶어 했던 이들은 요즘 한국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하루를 보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욤나 칼리드 씨(20)는 “남산 케이블카도 타보고 서울타워에도 올라가며 한국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문화가 다른 한국인의 생활이 어떨지 궁금했는데 실제로 겪어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인샴스대 한국어과가 개설되는 등 이집트에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보도한 동아일보 2006년 2월 24일자 기사(PDF).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아인샴스대 한국어과가 개설되는 등 이집트에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고 보도한 동아일보 2006년 2월 24일자 기사(PDF).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집트에서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한국어는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아직은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공부해 이집트에 있는 한국회사에서 통·번역 업무를 하거나 양국 여행자를 도울 수 있는 관광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게 꿈이다. 모하마드 사파트 씨(19)는 “한국어과를 졸업한 선배가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꼭 한국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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