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 바로잡기’ 제2의 반크 꿈꾸는 고교생들

  • 동아일보

회원 350명 HIFCO 결성
홍보물 발간 美에 보내기로

3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대원외고 교실에서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HIFCO 회원들이 간행물 발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민경현, 윤세연, 김명선, 장석준, 이도언, 김수엽 학생. 강승리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3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대원외고 교실에서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HIFCO 회원들이 간행물 발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민경현, 윤세연, 김명선, 장석준, 이도언, 김수엽 학생. 강승리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요즘 고등학생들이 역사를 너무 모른다고요? 저희는 ‘제2의 반크(VANK)’를 꿈꾸는걸요.” 역사에 무관심한 청소년들이 늘면서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 역사 바로잡기 프로젝트에 1년 넘게 몰두하고 있는 고교생 단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잘못 알려져 있는 한국 역사를 바로잡겠다며 지난해 9월 활동을 시작한 고교생 단체 ‘HIFCO(Historical Fallacy Correcting Organization)’ 이야기다. 전국의 외국어고교생과 일반고생으로 구성된 HIFCO 회원들은 최근 역사 바로잡기 캠페인에 이어 직접 제작한 한국 홍보 간행물을 해외로 보내기로 했다.

HIFCO 회장을 맡고 있는 이도언 양(17·대원외고 2년)은 초등학교 때부터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회원으로 활동해왔다. “가장 속상할 때가 열정에 비해 성과가 안 나올 때였어요. 어설픈 영어 실력 때문에 오류를 바로잡으려는 우리의 활동을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거든요.” 대원외고에 진학한 이 양은 지난해 8월부터 HIFCO 조직 구성을 준비했다. 홀로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학교 곳곳에 붙였고 유학생 홈페이지 등에 홍보 글을 올렸다. 한 달 만에 대원외고와 민족사관고, 수원외고, 제주여고, 대전외고 등 전국에서 가입 원서가 쏟아졌다. “솔직히 처음엔 한 30명 모이면 다행이라고 생각했거든요. 80명이나 가입해서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너무 감사했죠”. HIFCO에는 이제 국내를 넘어 미국과 인도, 슬로바키아, 중국 등지의 한인 고교생들도 참여하고 있다. 회원은 1년 새 350명으로 늘었다.

HIFCO 회원들은 단순한 오류정정 요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올 초 홍보 간행물 제작을 결심했다. 영어판과 한글판으로 각각 제작되는 70쪽짜리 간행물에는 독도와 동북공정(東北工程), 동해 등에 대해 회원 100여 명이 쓴 글 70여 편이 실려 있다. 학생들은 이달 말까지 간행물을 완성해 2000부가량을 뉴욕타임스, CNN 등 미국의 주요 언론사와 대학 등에 보낼 계획이다. “간행물 발간을 앞두고 흔쾌히 광고 게재를 약속한 기업체들도 있었고, 기고문을 써주신 교수님들도 계세요. 고교생 힘만으로 여기까지 온 게 기특해서겠죠?”(이 양)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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