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에서 일본어 무료 강의를 하고 싶습니다.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84세에 학사모를 쓰게 된 장항례 씨(광주 남구 월산동·사진)의 작은 포부다. 만학도 장 씨는 23일 호남대 제25회 졸업식에서 손자손녀뻘 되는 학생들과 나란히 학사모를 쓰게 된다.
전북 고창에서 태어난 장 씨는 전남 영광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국 룽징(龍井)에 있는 명신여학교(4년제)를 3년간 다녔다. 중국과 한국에서 교사로 재직하다 결혼하면서 사회생활을 접었다. 장 씨는 60여 년 동안 4남 2녀의 자녀들을 교사, 약사로 키웠다.
장 씨는 자녀들을 다 키우고 난 뒤 공부에 대한 열망이 되살아났다. 2001년 당시 75세의 나이로 광주 밀알희망중학교에 입학했다. 3년 동안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다음해 고졸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3년간 방송통신대를 다니다 2008년 호남대 일본어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장 씨는 2년 동안 지각 한번 없이 학업에 전념했다. 지난해 평점 4.27을 얻어 우수상과 공로상을 받게 됐다. 장 씨는 졸업장을 받은 뒤 전남 담양군 천주교공원묘지로 남편을 찾아갈 생각이다. 장 씨는 “2개월 전 사별한 남편은 생전에 ‘공부에 전념하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대학 졸업장을 받을 수 있도록 가장 많은 배려를 해준 남편에게 감사한다”며 눈물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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