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 “101번째 영화? 난 데뷔작으로 생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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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길어올리기’ 제작발표회

“한지 통해 한국인 문화 담을 것”

“기존의 임권택 영화로부터 도망쳐서 새로운 임권택이 되고 싶어요. 이번 작품이 101번째가 아니라 데뷔작이라는 마음으로 만들겠습니다.”

임권택 감독(73)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호텔에서 열린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통 한지를 모티프로 삼은 영화는 한지 홍보를 위한 전주시의 사업으로 기획돼 전주국제영화제가 제작하고 전주시가 제작 지원한다. 순제작비는 20억 원. 임 감독이 만드는 첫 디지털 영화로 오랜 파트너였던 정일성 촬영감독 대신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황기석 촬영감독이 참여했다.

“한국인만의 역사와 문화를 담아 세계에서 보편성을 얻어내고 싶었습니다. 무엇을 할까 고민했는데 전주에서 제의가 왔어요. 앞뒤 가리지 않고 동의했지요. 그러면서도 실은 한지의 세계가 너무나 넓고 깊어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젠 그 고통이 좋은 배움이었고 ‘여기까지 잘 왔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5급 사무관이 되는 것이 꿈인 7급 공무원 종호가 승진을 위해 시청 한지과로 옮긴 후 1000년이 가는 한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다. 영화 속에서 다큐멘터리를 찍는 지원이 종호의 작업에 함께한다.

종호 역에는 배우 박중훈 씨가, 지원 역에는 강수연 씨가 캐스팅됐다. 임 감독의 영화 출연이 처음인 박 씨는 “‘태백산맥’에 캐스팅 됐지만 운이 닿지 않았다”며 “안타까운 나머지 감독님에게 강수연 씨와 ‘씨받이’ 같은 좋은 영화를 찍었으니 난 ‘씨돌이’에라도 캐스팅해 달라 했다”고 말했다. 박 씨와 강 씨는 20년 전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에서 주연을 맡은 후 다시 만났다. 영화는 2010년 1월 촬영에 들어가 그해 4월 전주영화제에서 공개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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