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배우며 어려움 이겨내는 꿈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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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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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인근 연습실에서 무지개콘서트 공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모습.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으로 28일 무대에 선다. 사진 제공 기아대책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인근 연습실에서 무지개콘서트 공연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모습.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으로 28일 무대에 선다. 사진 제공 기아대책
‘행복한 홈스쿨’ 다니는 소외계층 청소년들
28일 자신들의 얘기 담은 뮤지컬 무대 올려
“어려운 일 난 이겨낼 꿈이 있어. 꼭 해야 할 일이 만약 있다면 실패한다 해도 해보는 거야.”

16일 오후 8시경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인근 악기점의 지하 연습실. 민철영 군(가명·12)이 뮤지컬 ‘맘마미아’에 나오는 노래 ‘나는 꿈이 있어요(I have a dream)’를 부르자 청소년 10여 명이 지휘자의 지휘봉에 맞춰 바이올린, 첼로 등을 능숙하게 연주했다.

이 청소년들은 ‘기아대책’이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 ‘행복한 홈스쿨’에 다니는 소외계층 아이들로 28일 숙명여대 숙명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무지개콘서트’를 준비하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온라인쇼핑몰 GS숍이 지원하는 무지개상자 꼬마음악가 악기지원사업을 통해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고 9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행사 당일 이들은 “무지개음악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이 1년 동안 음악을 배우면서 마음을 열고 공연 무대에 선다”는 내용의 뮤지컬 ‘오버 더 레인보우’를 공연할 계획이다. 학교 선생으로 개그맨 이혁재 씨가 출연하고 걸 그룹 ‘소녀시대’, 뮤지컬 배우 노은경 씨 등이 뮤지컬에 등장해 축하 공연을 한다.

이 뮤지컬에는 아이들 자신의 이야기가 담겼다. 주연으로 발탁된 허진아 양(11)은 경기도에 있는 임대아파트에서 고모네 가족과 함께 산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일 때문에 전국을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 학교선생님 손을 잡고 ‘행복한 홈스쿨’에 오게 된 진아는 당시 핏기 없는 얼굴에 충치와 아토피피부염이 심했다. 성격도 거칠고 공격적이었지만 몇 달 지나면서 공부뿐만 아니라 피아노, 발레 등에 적극성과 재능을 보였다. 진아는 “남양주에서 서울까지 일주일에 두 번씩 연습하러 다니기 힘들지만 무척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주인공을 맡아 무대에서 선다는 생각만 해도 떨린다”고 말했다.

주연을 맡은 민철영 군도 행복한 홈스쿨을 다니며 바이올린, 오카리나 등 악기를 배웠다. 오디션에 합격하고 남자 주인공으로 발탁된 뒤 학교에서도 늘 연습하며 곡을 흥얼거릴 정도로 즐거워해 별명이 신데렐라를 딴 ‘민데렐라’가 되었다고 한다.

기아대책 강승모 간사는 “행복한 홈스쿨에서 아이들이 음악을 배우며 마음을 열고 꿈을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GS숍 홈페이지(www.gsshop.com)에서 2만 원에 티켓을 판매한다. 02-544-9544(기아대책)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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