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국에 우물 파주는 ‘사랑의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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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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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모시는 사람들’ 매달 하루 수익금 전액 기부
월드쉐어 통해 캄보디아 오지마을 먹는물 해결
극단 ‘모시는 사람들’이 공연수익금 일부를 어린이 구호단체 ‘월드쉐어’에 기부해 최근 캄보디아 토울트벵 마을에 만들어진 우물에서 마을 아이들이 깨끗한 물로 씻고 있다. 사진 제공 월드쉐어
극단 ‘모시는 사람들’이 공연수익금 일부를 어린이 구호단체 ‘월드쉐어’에 기부해 최근 캄보디아 토울트벵 마을에 만들어진 우물에서 마을 아이들이 깨끗한 물로 씻고 있다. 사진 제공 월드쉐어
국내 연극단이 캄보디아의 외딴 마을에 우물을 파 식수(食水) 문제를 해결해줬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을 공연하고 있는 극단 ‘모시는 사람들’(대표 김정숙)은 8월부터 제3세계 어린이 구호단체 월드쉐어의 저개발국가 식수 지원사업에 공연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했다. 월드쉐어는 이 기부금으로 최근 캄보디아 따께오 주 뜨람꼭 군 레이보 면 토울트벵 마을에 우물을 팠다. 마을 주민들 100여 명은 예전에는 더러운 호수 물을 위험을 무릅쓰고 식수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위생적인 우물물을 마실 수 있게 됐다.

17일 월드쉐어에 따르면 오염된 식수를 마시고 설사병으로 죽어가는 아동이 한 해 200여만 명에 이르고 물벼룩에 기생하는 기니아충에 감염돼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는 아이들 역시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식수 지원사업은 이 같은 더러운 식수 때문에 질병과 죽음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자는 취지다. 월드쉐어 홍보팀 서은희 과장은 “오염된 식수는 에이즈나 테러 못지않게 저개발국가 아동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지역에 따라 70만∼4000만 원이면 우물 하나를 파는데 최근 월드쉐어가 파준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한 우물은 3000명에게 깨끗한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단은 이 같은 이야기를 듣고 8월부터 매월 첫 주 금요일을 티켓 판매 수익 전액을 기부하는 ‘샘물 데이(Day)’로 정해 지금까지 300여만 원을 기부했다. 이날에는 주인공 강태국 역의 배우 조준형 씨를 비롯해 출연진과 연출부 모두가 출연료 등을 받지 않았다.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사건’은 2003년 처음 선을 보인 창작극으로 누적 관객만 22만 명에 달한다. 김 대표는 “적은 돈이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 받고 있는 많은 아이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월드쉐어(이사장 권태일)는 1997년 설립돼 현재 전 세계 17개 저개발국가의 아동에게 무료급식, 교육지원, 의료지원, 긴급구호사업 등을 펼치는 단체다.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 등 아시아와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국가를 포함해 세계 15개국에 재해와 가난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을 위한 보육원을 운영하고 있다. 기부 문의 02-2683-9300, www.worldshare.or.kr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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