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값 아껴 세네갈 친구들 도와 뿌듯”

  • Array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작은 기부’ 줄이어
본보 보도 열흘 만에 510건 후원신청

세네갈 어린이들의 실태를 보도한 본보 10월 21일자 지면.
세네갈 어린이들의 실태를 보도한 본보 10월 21일자 지면.
아프리카 세네갈 어린이들의 힘겨운 일상이 지난달 21일자 동아일보 보도(A3면·dongA.com 뉴스테이션)로 알려지면서 세네갈을 향한 ‘작은 기부’의 물결이 일고 있다.

세네갈 등 아프리카 아동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어린이재단에는 보도 열흘 만에 510건의 후원신청이 답지했다. 지구 저 멀리 또래 친구들을 도우려는 청소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신규 후원자 중 만 18세 미만이 165명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경기 평택시에서 부인과 함께 태권도체육관을 운영하는 신동우 씨(43)는 본보 기사를 보고 중학교 1학년인 쌍둥이 딸에게 후원을 제안했다.

“맞벌이 하느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부족함 없이 다 해주다 보니 쌍둥이가 ‘없는 사람’에 대한 이해심이 부족한 것 같아요. ‘어려운 친구들을 배려하라’고 백 번 말하면 뭐합니까. 용돈 쪼개 쓰면서 아프리카 친구들을 직접 도와주고 펜팔도 하면서 스스로 깨쳐야죠.”

아버지의 권유에 쌍둥이 자매 지영 양과 우영 양(13)은 흔쾌히 동의했다. 매달 2만 원씩인 후원금 마련 방안도 짜냈다. 쌍둥이 자매는 떡볶이나 아이스크림 등 매일 사먹던 간식을 월 수 금요일 3일만 먹기로 했다. 주말마다 다니던 영화관도 한 달에 한두 번으로 줄이고, 독서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이 계획을 지키기 위해 이달부터 용돈기록부도 쓴다.

내년 2월 태권도 4품(4단) 승품 심사를 보는 지영 양은 “대학생이 되면 세네갈에 가서 제가 도움을 줬던 친구도 만나보고 그곳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는 봉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어린이재단 임신혁 대외협력실장은 “기부에 대한 기존 관점이 어려운 사람에게 일방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었다면 요즘 청소년들은 도와주면서 동시에 삶을 배우는 ‘자신에 대한 투자’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매달 2만 원씩 보내는 소액 기부이다 보니 일반 서민들의 참여도 많았다. 경기 성남시 상대원동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권윤자 씨(48)도 후원에 동참했다.

“단돈 2만 원이 세네갈 아이들에겐 꿈을 이루는 한 줄기 빛이란 말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저 같은 서민도 누군가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뿌듯합니다.” 어린이재단 1588-1940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dongA.com 뉴스테이션에 동영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