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바람’ 교수밴드 ‘신바람’

  • 입력 2009년 9월 1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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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교수밴드 ‘늦바람’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희정 최성찬 최수영 심유석 정혜선 교수. 춘천=이인모  기자
한림대 교수밴드 ‘늦바람’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희정 최성찬 최수영 심유석 정혜선 교수. 춘천=이인모 기자
한림대 5명 2004년 결성
“학교선 연예인 인기 버금”

매주 월요일 오후 6시 강원 춘천시 한림대 대학본부 지하에서는 음악소리가 진동한다. 교수밴드 ‘늦바람’의 정기연습이 있는 날이다. 멤버들이 연거푸 연구년에 들어가 2007년과 2008년을 쉬었기 때문에 올해는 무뎌진 연주 감각을 되살리느라 어느 때보다 열심이다. 늦바람의 멤버는 최수영 부총장(바이오메디컬학과), 최성찬(환경생명공학과), 정혜선(심리학과), 장희정(간호학부), 심유석 교수(전자물리학과).

늦바람이 3년 만에 컴백하자 곳곳에서 초청장이 쇄도하고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비롯해 학교 축제, 학부모 초청의 날 행사 등 벌써 5차례나 무대에 섰다. 물론 개런티는 없지만 인기는 유명 연예인 못지않다는 게 멤버들의 얘기다. 드럼을 맡고 있는 최 부총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학생들 앞에서 연주할 때가 가장 즐겁다”며 “멤버 모두 연구 일정 때문에 바쁘지만 시간을 쪼개 학생들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늦바람의 레퍼토리는 약 25곡. 7080 노래가 주류지만 ‘넌 내게 반했어’, 리메이크 ‘J에게’ 등 학생들에게 통할 수 있는 다양한 곡을 보유하고 있다.

늦바람의 창단 목적은 여느 직장인밴드와 다르지 않다. 젊은 시절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한(?)을 풀고 싶었던 것. 또 음악을 통해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기대가 곁들여졌다. 늦게 음악을 시작했다는 의미로 밴드 이름을 ‘늦바람’으로 지었다. 최 부총장이 뜻있는 교수들을 규합해 2004년 1월 늦바람이 결성됐고 그해 8월 교수세미나 때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어 교직원 밴드 ‘옥천동 1번지’와 연합해 그해 11월 제1회 정기공연 및 자선공연을 한 뒤 2006년까지 세 차례 정기공연을 가졌다. 공연 때 모금한 수익금은 소년소녀가장 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자주 공연하다 보니 이젠 무대 울렁증이 사라지고 연주하다 틀려도 ‘안 틀린 척’ 표정을 짓는 배짱까지 생겼다. 공연 도중 무대 효과용 가짜 눈송이가 뿌려져 악보를 덮은 적이 있는데 손으로 눈을 치워가며 자연스럽게 넘어갔을 정도다. 늦바람은 연말에 정기공연 및 자선공연을 열 예정이다. 밴드 활동은 연주 요청이 끊길 때까지 하고 싶단다. 평균 연령 47세, 늦바람의 ‘늦바람’이 정말 무섭다.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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