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의 날 국민훈장 목련장 받은 심삼순씨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3시 02분


택시기사로 월 80만원씩… 저축은 악착같이

장애인-결식어린이 돕기… 봉사는 천사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푼돈을 모아 매월 80만 원씩 저축하면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는 50대 여성 택시운전사가 ‘올해의 저축왕’으로 선발됐다.

정부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제45회 저축의 날 행사에서 개인택시 운전사 심삼순(56·여·사진) 씨에게 최고상인 국민훈장 목련장이 수여됐다고 이날 밝혔다.

전남 곡성의 가난한 소작농 딸로 태어난 심 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방직공장 여공으로 일하다가 결혼했으나 남편이 병으로 쓰러진 뒤 혼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야채 행상, 뻥튀기 장사, 파출부, 야쿠르트 외판원 등을 거쳐 1980년 운전면허를 취득한 심 씨는 1982년부터 택시 운전사로 일했다. 10년 무사고 운전 뒤 1992년부터는 개인택시를 몰고 있다. ‘지긋지긋한 가난만큼은 자식에게 절대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하루 한 끼 식사비를 제외한 수입을 고스란히 저축했다. 매월 80만 원씩 적금을 불입하고, 적금 만기가 되면 이자까지 모두 정기예금으로 다시 예치해 억척스럽게 돈을 모아 자그마한 집도 마련했다. 심 씨는 돈만 열심히 번 것이 아니다. 개인택시 여성운전자회 회장직을 맡아 장애인 돕기와 독거노인을 위한 효도관광 활동,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 택시 등 활발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1991년부터는 국제 비영리 봉사단체인 굿네이버스에 회원으로 가입해 결식아동 및 학대받는 아동을 위한 지원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훈장 1명, 포장 3명, 대통령 표창 6명 등 총 81명에게 저축상을 수여했다. 최고상인 국민훈장 목련장은 심 씨, 국민포장은 김선녀(49·여·자영업), 김인란(59·여·고물상), 김홍규(50·농업) 씨가 받았다. 연예인으로는 배우 겸 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대통령 표창, 탤런트 김지수 씨가 국무총리 표창, 개그우먼 장미화 씨가 금융위원장 표창을 수상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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