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은 봉달이의 힘!

  • 입력 2008년 5월 22일 02시 55분


이봉주, 대관령서 맹훈… “아들과 통화하며 피로 풀어요”

침대 머리맡에는 아이들 사진이 놓여 있고 책상에는 노트북 컴퓨터가 자리 잡고 있다. 자신의 나이와 똑같은 38번이나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봉달이’ 이봉주(삼성전자)는 훈련의 피로를 두 아들 우석(5)과 승진(4) 군 사진을 보며 날린다.

풀코스 40번 도전에 38번 완주했고 2000년 한국기록(2시간7분20초)을 세우고 2007 서울국제마라톤 우승(2시간8분04초) 등 10번의 월계관을 쓴 이봉주. 이제 은퇴할 나이도 됐지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은메달에 그친 한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풀겠다며 21일에도 강원 횡계의 대관령을 달렸다. 마라톤 역사상 처음인 4연속 올림픽 도전이다.

○ 달리는 게 좋다

언제부턴가 달리는 것을 멈출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스가 끝나면 바로 다음 대회를 생각한다. 1990년 전국체전 때 풀코스에 처음 도전해 19년째 달리고 있다.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땐 “이 짓 다시 하나 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언제나 제자리다.

○ 아들과의 통화 1시간도 짧아

이봉주는 오후 8시면 어김없이 집으로 전화를 건다. 큰아들 우석이와의 통화. “오늘 뭐하고 놀았니?” “아 그래. 아빠가 가서 사줄게.” 시간 가는 줄 모른다. 1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훈련의 피로를 날리는 시간이다.

○ 4가지 보약이 힘

매일 보약을 챙겨 먹는다. 붕어 진액과 울금액, 홍삼액, 산양삼액 등은 마흔을 눈앞에 둔 베테랑 마라토너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운동을 시작한 뒤 보약을 끊어 본 적이 없다”고. 요즘은 “힘내라”고 주위에서 보약을 보내 줘 약값은 들지 않는다. 달릴 때 응원해 준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라 절대 멈출 수 없단다.

○ 금메달의 관건은 체력

4월부터 ‘금메달 프로젝트’에 돌입한 이봉주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체력이다. 주 2, 3회의 웨이트트레이닝과 서킷트레이닝에 더해 매일 30분씩 다리 힘을 키우는 특별 보강훈련을 한다. 대전 계족산을 달리며 체력을 키운 이봉주는 대관령을 달리며 지구력과 스피드를 보완한 뒤 6월 15일 일본 삿포로 하프마라톤에 출전한다. 7월에는 삿포로에서 전지훈련하다 8월 2일 중국 다롄으로 넘어가 현지 적응에 들어간다.

횡계=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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