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空士첫 전사 임택순 대위 추모

  • 입력 2007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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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격 전 우리는 생사를 초월했고 다시는 못 볼 것을 각오하고 적진으로 날아갔다.”

6·25전쟁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한 노병 40여 명이 제52회 현충일을 앞둔 5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장교 묘역을 찾았다. 당시 희생된 동료 조종사 임택순 대위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다.

임 대위는 1953년 3월 고성지구 351고지 전투에서 F-51 머스탱 전투기를 몰고 지원 작전을 벌이다 적의 대공포에 피격돼 산화했다. 공사 출신 중 첫 전사자였다.

351고지는 휴전을 앞두고 남북이 한 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격전을 벌인 곳이다. 북한군이 막대한 전력을 투입해 아군이 위기에 몰리자 공군은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항공지원 작전을 펼쳤고 임 대위도 참가했다.

임 대위 뒤를 이어 출격했던 김영환 예비역 공군 소장은 “적진 상공에 도착했을 때 추락한 기체를 보고 주변의 적군들을 향해 기총사격을 했지만 임 대위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며 아픈 기억을 되살렸다.

이관모 예비역 공군 준장은 “우리는 출격 전 생사를 초월했고 다음을 기약하지 않았다”며 당시의 비장했던 순간을 회고했다.

이날 묘소를 찾진 않았지만 임 대위와 함께 편대를 이뤄 출격했던 임상섭(77) 예비역 공군 준장과 최성달(75) 예비역 공군 중령도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임 씨는 “적진을 공격한 뒤 임 대위가 탄 4번기의 오른쪽 날개를 땅 위에서 목격하고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임 대위의 묘소에 이어 다른 동료 조종사들의 묘역도 참배한 이들은 “목숨 바쳐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조종간을 잡았던 선배들의 뒤를 이어 후배 조종사들도 영공 수호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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