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 씨, 1대 3 연애 다룬 ‘걸프렌즈’로 오늘의 작가상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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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문화란 게 ‘공유’ 아닌가요? 아파트는 한 건물에서 집을 공유하는 것이고, 기성복은 똑같은 디자인을 공유하는 것이고. 그리고 사랑도 공유한다면요?”

제31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 이홍(29·사진) 씨의 ‘발칙한’ 한마디다. 수상작 ‘걸프렌즈’(민음사)의 내용도 발칙하다. 한 남자와 연애하는 세 여자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뒤 머리끄덩이 붙잡고 싸우는 게 아니라 꽤 끈끈한 우정을 나눈다는 것. 수상작 발표 즈음부터 영화사들 사이에선 판권을 ‘찜’할 만한 소설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됐다.

소설의 줄거리만 보고 ‘일부다처제’를 연상하면서 성내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책의 메시지는 정반대다. 이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란 ‘커피빈’과 다름없다는 것. 어떤 여자들은 커피빈을, 또 어떤 여자들은 스타벅스나 파스쿠치를 좋아하듯, 소설 속 여자들은 ‘유진호 대리’라는 남자를 좋아한다는 얘기다. 물론 더 괜찮은 커피숍(남자)이 생기면 그곳이 마음에 드는 여자들끼리 옮겨 갈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이 여자들은, 커피나 영화나 옷을 좋아하듯, 남자를 좋아하는 것이다!

“뭐든 공유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사랑만큼은 ‘오직 나의 것’이라고 매달리고 싶어 하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그것마저도 사라진다면? 이런 문제의식에서 소설을 써 봤습니다.”

이 씨는 장재근 전 일간스포츠 회장의 며느리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재학 중 결혼해 네 살 난 아들이 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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