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보다 큰 자유’ …여자대표팀 최고수 송진아 이색경력

  • 입력 2007년 1월 19일 02시 59분


코멘트
평창=김성규 기자
평창=김성규 기자
화려한 댄스 스텝을 밟던 두 발은 보드 위 바인딩으로 꽁꽁 묶였지만 마음은 더 큰 자유를 얻었다.

스노보드 여자대표팀의 송진아(29·중앙대 1년·사진). 그에게 스노보드는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다.

아직 대표팀 소집 전이라 강원 평창군 휘닉스파크에서 개인 연습 중인 송진아는 1990년대 인기 댄스그룹 ‘영턱스 클럽’의 전 멤버. 현재는 국내 여자 스노보드 최고수로 꼽히는 다채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원래 운동을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 반대 때문에 못했죠. 음악 활동을 하기는 했지만 이제야 제자리를 찾은 것 같아요.”

송진아는 1996년 스노보드를 처음 접한 뒤 그 매력에 푹 빠졌다. 당시 스노보드는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1995년 4집 앨범에 실린 ‘프리스타일’이라는 노래 덕분에 대중성을 갖기 시작했지만 1996년만 해도 여성 스노보더는 드물 때였다.

“스노보드의 자유로움에 끌렸어요. 자기만의 ‘스타일’이 가능한 매력적인 스포츠예요.” 송진아는 1999년 시즌부터 대회에 출전했고 2002년 5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그룹에서 나와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걸었다. 그는 이번 대표팀 멤버 중 가장 오랜 스노보드 경력을 자랑한다.

한창 기량이 절정에 올랐던 지난해 큰 위기도 있었다. 고난도 점프 기술을 연습하다 오른쪽 다리뼈가 3조각으로 깨지는 사고를 당한 것. 뼈를 붙일 수가 없어 철심을 박고 3개월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병원에서 다시 스노보드를 타기 어려울 거라는 얘기를 했지만 그는 보란 듯이 다시 일어섰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캐나다의 휘슬러 스키장을 찾아 6주 동안 개인 연습을 하고 돌아왔다.

“꼭 1년 만에 보드를 타고 산꼭대기에 섰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그는 지난해 중앙대 사회체육학부에 스노보드 특기자로 입학한 만학도이기도 하다.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아경기에 나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요. 하지만 언젠가 제가 키운 선수들이 우승을 겨뤘으면 좋겠어요.”

평창=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