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학생 5명 청소년탐사대원과 뉴질랜드 설산 도전

  • 입력 2006년 8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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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청소년 희망찾기 탐사대원인 선천성 시각장애 1급 한윤미 양이 도봉산에서 암벽등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도봉산청소년마을
2006년 청소년 희망찾기 탐사대원인 선천성 시각장애 1급 한윤미 양이 도봉산에서 암벽등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도봉산청소년마을
9일 오후 서울 도봉구 (재)도봉산청소년마을 사무실에서 2006 청소년 희망찾기 탐사대원들과 관계자들이 발대식을 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도봉산청소년마을
9일 오후 서울 도봉구 (재)도봉산청소년마을 사무실에서 2006 청소년 희망찾기 탐사대원들과 관계자들이 발대식을 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제공 도봉산청소년마을
“타임캡슐에 담을 소원요? 박지성 선수를 만나게 해 달라는 거요. 물론 정상 등정에 성공해야 묻을 수 있겠죠?”

특수학교인 충북 충주시 충주성모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한윤미(17·경기 평택시 안중읍·선천성 시각장애 1급) 양은 10일 오후 같은 학교 친구 4명과 함께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오른다.

11일부터 10박 11일간의 일정으로 뉴질랜드 북섬 최고봉인 루아페이후(해발 2797m) 산을 등정하기 위해서다. 루아페이후 산은 세계 자연유산인 통가리로국립공원에 있는 활화산. 정상은 만년설로 덮여 있다.

(재)도봉산청소년마을과 충주의 청소년산악동아리인 ‘악돌이’가 주최하는 ‘2006 청소년 희망찾기 탐사대’(대장 김영식 충주 칠금중 교사)의 대원으로 루아페이후 산에 도전한다. 한 양은 “초등학교 시절 설악산을 가본 게 등산 경력의 전부지만 체력만은 자신 있다”며 “‘마음의 눈’으로 눈부신 설산(雪山)을 보고 희망을 꼭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2006 청소년 희망찾기 탐사대’는 충주성모학교에 재학 중인 시각장애 학생 5명을 비롯해 비장애 학생, 극빈 및 결손가정 청소년, 뉴질랜드 교포 2세와 현지인 등 환경이 서로 다른 청소년 20여 명이 참가한다.

도봉산청소년마을 김종민(35) 팀장은 “또래의 청소년들이 장애와 언어의 벽을 넘어 힘을 합쳐 희망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탐사대를 꾸렸다”고 말했다.

이번 등정을 위해 서울 도봉산과 충주 조령산 등에서 합숙하며 시각장애인 안내 보행법을 익히고 암벽 등반, 취사 등의 연습도 꼼꼼히 마쳤다.

탐사대원들은 뉴질랜드에서의 모든 일정을 캠핑카에서 지낸다. 정상 도전에 앞서 통가리로국립공원 안에 있는 모험학교에서 설산 등반 훈련도 한다. 정상 등정에 성공하면 각자의 소원과 장래 희망 등을 담은 타임캡슐을 묻을 예정이다.

교사인 아버지와 함께 가는 박건호(15·충주 충일중2) 군은 “장애인 누나 형들과 함께 가게 돼 긴장되고 힘들 것 같아 걱정된다”면서도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식(42) 탐사대장은 “히말라야처럼 고봉은 아니지만 시각장애 학생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며 “비장애 청소년들이 장애를 이해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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