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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7월 26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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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닝안(寧安) 시 보하이(渤海) 진에 있는 닝안조선족소학교(교장 윤길호).
닝안 시는 옌볜 조선족자치주 북쪽에 위치한 인구 44만 명의 도시로 3만4000여 명의 우리 동포가 30개의 독립된 조선족촌에 나뉘어 살고 있다.
이곳엔 2곳의 조선족 교육기관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닝안조선족소학교에서 요즘 기숙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학교 윤 교장은 “학생들이 내달부터 편히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충북 청주에서 3대째 건설업을 하고 있는 손광섭(63·광진건설 회장·사진) 씨의 노력 덕분이다.
이 학교에는 수백 리를 멀다 않고 우리말과 글을 배우러 찾아오는 학생이 재학생의 절반인 300명에 가깝지만 기숙사 수용 규모는 100여 명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의 지원이 없어 증축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 정부는 교직원 월급만 지원해 줘 각종 교육 기자재 구입이나 기숙사 식당 운영비 등도 교사들이 월급을 쪼개 충당하고 있다.
특히 윤 교장의 부인은 학교 운영비를 보태려 3년 전부터 한국에서 가정부 생활을 하며 매달 100여만 원을 송금하고 있다.
손 씨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해 5월.몇 차례 학교를 찾아 둘러본 뒤 사비를 들여 5월 17일 4층짜리 기존 교사(校舍) 중 1층 전체를 기숙사로 리모델링하는 공사에 착수했고 내달 17일에 준공한다.
손 씨는 “중국 내 조선족들이 우리말과 글을 배울 터전이 없어지면 민족혼도 사라질 것”이라며 “붕괴돼 가는 조선족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지속적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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