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효행상 받은 진현정-윤명식씨

  • 입력 2005년 5월 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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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이구동성으로) “실천요.”

지난달 28일 서울 건국대 노천극장에서 햇살만큼이나 따뜻한 마음으로 효를 실천하는 두 대학생이 만났다.

이 대학에서 주관하는 6회 효행상의 수상 통보를 받고 이날 학교에 모인 진현정(24·여·정치행정학과 2년) 씨와 윤명식(23·산림환경과학과 4년) 씨. 첫 만남에 어색해하던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부모의 사랑을 재확인했다.

2000년 3월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부터 진 씨의 가정에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마저 골수염이 번져 거동이 불편하게 됐고 진 씨는 대학 진학을 포기한 채 4년 동안 부모님 간병에 매달렸다.

진 씨는 그 사이 동생을 먼저 대학교에 입학시켰다. 동생에게 자신의 고통을 나누어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 진 씨가 지난해 대학에 입학하던 날 어머니는 동생보다 늦게 대학을 보내는 미안함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는 “동생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 준 것만도 고맙다”고 말했다.

윤 씨는 청각장애 2급인 부모님, 8년째 뇌중풍(뇌졸중)으로 누워계시는 할머니와 함께 산다.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는 그는 매주 주말은 어김없이 경기 연천군의 시골집에서 보낸다. 이곳에서 하는 농사일과 할머니 병 수발을 대학 입학한 뒤로 한 주도 빠진 적이 없다.

이들에게 다른 대학생과 같은 낭만과 여유는 찾아보기 힘들다.

병원비와 생활비의 이중고로 지난해 11월 경기 포천시의 작은 임대아파트로 집을 옮긴 진 씨는 방학 때마다 치과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학기 중에는 과외를 하며 생활비를 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윤 씨도 밤마다 학교 앞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마련한다.

이들은 이런 힘든 생활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자신을 도와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열심히 사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

진 씨는 3월부터 주말마다 청소년수련관에 가서 학생들의 행사를 돕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윤 씨도 2002년부터 학교 응원단장, 한국대학응원단협회장을 지낸 학교의 ‘명물’.

이들은 가정의 달을 맞아 13일 이 대학에서 열리는 효행상 시상식에서 상금 100만 원씩을 받는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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