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에 김종빈씨 내정…동기 5명 용퇴 가능성

  • 입력 2005년 2월 23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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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임기가 끝나는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김종빈(金鍾彬·57·사법시험 15회) 서울고검장은 내정사실 발표 직후 찾아간 기자들에게 “한마디로 국민이 잘 살게 하는 데 검찰이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검찰이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해서 사회 여러 방면의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 고검장의 검찰 선배인 천기흥(千璣興) 대한변호사협회장은 내정 소식을 듣고 “적임자가 됐다”며 “합리적이고 자기 의견을 고집하지 않으면서 사생활도 깨끗한 훌륭한 검사”라고 평가했다.

김 내정자는 선비풍의 외모와는 달리 검사로서 강한 면모도 보였다.

국민의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8월 인천지검 차장에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으로 발탁된 그는 2002년 대검 중수부장을 맡아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차남 홍업(弘業) 씨의 비리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정치권의 압력을 거부하고 원칙대로 수사하도록 해 호남 출신 정권 실세들로부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얘기도 들었다.

2003,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 때에는 대검 차장으로 안대희(安大熙) 당시 중수부장 등과 조율하면서 정치적 시비를 잠재우고 수사를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좋고 싫은 것도 분명하다.

한 간부 검사는 “총장 내정자는 직무를 소홀히 하거나 정도(正道)를 벗어나는 검사들에게 가혹하다”며 “취임 후 검사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매주 절을 찾아 불공을 올리는 독실한 불교 신자. 바둑 애호가로 전주지검장 시절엔 이창호(李昌鎬) 9단을 초청해 대국한 적도 있다.

한편 그의 총장 취임 후 검찰에 큰 폭의 후속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수(李廷洙) 대검 차장과 정진규(鄭鎭圭) 법무연수원장 등 김 고검장과 동기인 사시 15회 5명 대부분은 이전 관행대로 용퇴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현재 공석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대전고검 차장, 법무부 감찰관(신설) 등 9자리 이상의 승진이 예상된다. 또 고검장 승진에서 누락되는 사시 16회(전체 5명) 중 일부가 용퇴하면 인사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한편 송 총장은 벌써부터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영입 작업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대검의 한 간부는 “퇴임 이후 상당한 기간 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수 대검 차장은 송 총장의 임기인 4월 2일까지 근무한 뒤 사직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시험 13~17회 검찰 간부
사시 횟수이름(나이)현 직책출신지출신학교
13회송광수(54)검찰총장경남서울고-서울대
15회(6명)김종빈(57)서울고검장전남여수고-고려대
이정수(54)대검 차장검사충남성동고-고려대
정진규(58)법무연수원장서울경기고-서울대
황선태(56)서울동부지검장경남부산고-서울대
채수철(56)서울북부지검장전북전주고-서울대
박종렬(60)서울서부지검장전남경기고-서울대
16회(5명)김상희(53)법무부 차관경북경북고-서울대
서영제(54)대전고검장충남대전고-성균관대
임래현(52)광주고검장전남경기고-서울대
윤종남(56)서울남부지검장충남고졸검정-연세대
김재기(55)수원지검장경북서울고-서울대
17회(6명)정상명(54)대구고검장경북경북고-서울대
안대희(49)부산고검장경남경기고-서울대
이종백(54)서울중앙지검장경남부산고-서울대
유성수(56)대전지검장서울경기고-서울대
임승관(52)부산지검장서울경기고-서울대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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