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비판' 獨 사학자 몸젠 사망

  • 입력 2004년 8월 14일 00시 00분


독일 제국주의와 나치에 대한 비판적 연구를 통해 독일 역사학계 일각의 국수주의적 연구경향에 맞서온 역사학자 볼프강 몸젠 전 뒤셀도르프 대학 교수(사진)가 11일 사망했다. 향년 73세.

독일 언론들은 13일 “몸젠이 여름휴가를 보내던 독일 북부 발트해 연안에서 해수욕을 즐기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막스 베버 연구의 권위자인 몸젠은 1980년대 아돌프 히틀러의 유대인 대량학살(홀로코스트)의 역사적 의미를 둘러싼 논쟁에서 일부 민족주의적 독일 사학자가 주장한 ‘히틀러 동정론’을 비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당시 일부 학자들은 “소련의 스탈린도 유사한 학살을 했던 만큼 독일이 지나치게 죄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주장을 폈다.

몸젠은 거물급 역사학자들을 배출한 집안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고조부인 테오도어 몸젠은 ‘로마사’의 저자로 190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고 부친 빌헬름 몸젠 역시 사학자였지만 나치에 동조했다는 혐의로 제2차 세계대전 후 교수직을 박탈당했다. 쌍둥이인 한스 몸젠도 역사학자. 두 형제는 1959년 나란히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67년 교수자격시험을 통과해 이듬해 교수가 됐다.

볼프강 몸젠의 저서로는 ‘제국주의 시대’ ‘1848년, 의도하지 않은 혁명’ 등이 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