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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4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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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신 개그맨들이 바쁜 방송 일정을 쪼개 지난해부터 보육원을 찾아가 원생들에게 ‘영화 보여 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장용(40) 염경환(35) 지상렬(35) 이혁재(31) 정성화(30) 남창희씨(22) 등 개그맨 6명은 지난해 10월 ‘갯벌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성금을 내 여러 고아를 돌보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토박이들로 회장은 맏형인 장씨가 맡았다.
“인천 출신 연예인이 많은데 대부분 좀 ‘떴다’ 싶으면 서울로 떠나버리고 고향을 등진 채 사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인천을 위해 할 일이 뭔가 생각하다가 시작했을 뿐입니다.”
이들은 1, 4, 7,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 오전 2대의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남구 학익동 인천보육원에 도착한다.
보육원에서 돌보고 있는 64명의 아이와 인사를 주고받은 뒤 남구 주안동에 있는 영화관 ‘MAC 9 시네마’로 향한다.
유치원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와 중고교생에게 상영작 하나씩을 미리 고르게 한 뒤 관람케 한다. 지난달 25일에는 외화 ‘더 캣’과 한국영화 ‘어린 신부’를 봤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아이들이 평소 먹고 싶어 하던 음식을 배불리 먹여준다. 또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연예계 생활을 들려주고 자신들의 특기인 개그도 선보인다.
이들은 보육원후원회 가입신청서를 들고 다니며 동료 연예인과 주변 인사들에게 가입을 권유한다. 또 인천경찰청 청소년범죄예방 홍보대사를 맡아 인천지역 중고교를 찾아다니며 범죄예방을 위한 강의도 한다.
갯벌회는 올해 여름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피서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인천지역의 전 보육원을 돌며 영화를 보여줄 생각이다.
장씨는 “잃었던 웃음을 되찾은 아이들의 환한 얼굴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기금을 모아 인천에 코미디 전문공연장을 세워 불우한 이웃에게 웃음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011-702-7777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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