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오련씨 “싼샤댐∼상하이 4000㎞ 헤엄친다”…양쯔강 도전

  • 입력 2004년 1월 30일 19시 08분


코멘트
“한강을 넘어 양쯔강 정복에 나섭니다.”

지난해 한강 물길 600리(약 230km)를 헤엄으로 종단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52·사진)가 이번엔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국 양쯔강에 도전한다. 내년 5월 현지로 출발해 중국에서 가장 긴 양쯔강 수계(5800km) 가운데 수영이 가능한 후베이(湖北)성 싼샤(三峽)댐부터 상하이(上海)까지 4000km를 역영한다는 대장정이다.

기간은 무려 150일. 지난해 한강 종영 때 걸린 11일의 13배가 넘는다. 조씨는 이를 위해 12일부터 제주 북제주군 애월읍에 캠프를 차려놓고 훈련에 들어갔다.

“지난해 한강 종영에 성공한 뒤 자신감을 얻었어요. 요즘 사는 재미가 없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내 도전이 사회에서 소외받는 50줄의 우리 세대는 물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주었으면 합니다.”

조씨의 이번 도전은 한 중국인의 한강 도전이 계기가 됐다. 2001년 11월 22일 중국 랴오닝성(遼寧) 다롄(大連)시에서 온 왕강이(王剛義·변호사·48)가 뚝섬지구에서 한강 900m를 27분 만에 헤엄쳐 건넜는데 그때 안내를 맡았던 이가 바로 그였다.

조씨는 “중국 사람이 한강을 건너는 것을 보고 나는 중국에서 제일 긴 강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강수계 종영은 이번 도전을 위한 준비단계.

그는 70년 방콕과 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 자유형 400m, 1500m 2연패의 주인공. 이번 도전에는 2000년 대한해협 횡단과 지난해 한강수계 종영을 뒷바라지한 지봉규씨와 조씨의 장남 성웅씨(23)가 도우미로 나선다.

양쯔강 도전 계획이 알려지자 “종영에 동참하겠다”는 희망자가 중국에서만 벌써 120여명이 나왔다. 조씨는 일본에서도 참가자를 물색해 함께 실력을 겨루는 이벤트도 마련하고 있다. “남들이 보면 먹고살기 힘든 마당에 사치스러운 짓을 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나에겐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것처럼 매우 힘든 도전입니다. 완벽한 준비로 양쯔강을 정복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겠습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