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엄마, 두 여동생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이스마엘군은 매일 야구장을 찾아 아버지가 뛰는 모습을 보다 구단에 “배트보이를 하겠다”고 자청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 그는 도미니카 리틀리그에서 직접 야구를 하고 있어 구단도 흔쾌히 승낙했다.
처음 배트보이로 나선 날 아버지는 행여 아들이 실수를 하거나 파울볼에 다칠까봐 라커룸에서 30분가량 배트보이 요령과 주의사항을 숙지시키는 ‘특별강의’를 했다고.
홈 6경기에서 배트보이로 나선 결과는 대만족. 아버지와 등번호(23번)가 똑같은 LG 유니폼을 입은 이스마엘군은 선수들의 타격이 끝날 때마다 총알처럼 달려나가 방망이를 걷어온다. 워낙 붙임성이 좋은 때문인지 이스마엘군은 LG 선수들의 마스코트.
1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스마엘군은 “도미니카에 있을 때보다 요즘 한국에서 지내는 생활이 훨씬 즐겁다. 방학이 끝나는 9월 초가 되면 돌아가야 하는데 벌써부터 걱정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LG 선수 가운데 공수주에 두루 능한 만능선수 박용택의 팬이라고.
리틀리그 팀에서 우익수 겸 5번 타자를 맡고 있다는 이스마엘군은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를 가장 좋아한다. 나도 커서 꼭 메이저리거가 될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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