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8월 12일 18시 1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주인공은 대전 서구 내동 롯데아파트의 이문희(李文熙·40·서울가정의학과의원 원장)씨. 그는 아파트 동대표를 맡은 2000년 10월 아파트 신문 발행을 제안해 지금까지 편집인으로 제작을 책임지고 있다.
이 신문은 타블로이드판 4면으로 월 1회 발행되지만 아파트 뉴스와 정보(1면), 주민 발언대(2면), 어린이 문예란(3면), 민원 및 화제인물(4면) 등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다.
이씨는 ‘바람직한 아파트 공동체 생활을 위하여’라는 신문 창간 슬로건에 맞게 최고참 통장, 최다 자녀의 부모, 최고령 이웃어른 등 화제기사를 많이 게재한다. 인물을 게재할 때 사진과 아파트 동 호수를 함께 넣어 주민들이 만날 경우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한다.
‘아파트 탐방’ 코너도 마련해 다른 아파트의 모범 운영사례 등을 소개한다. 이 코너의 소개로 롯데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최근 주민간 정보 교환을 위한 게시판이 생겼다.
주민 요구사항이 실리다 보니 이 지역 지방의회 의원들도 관심을 갖고 신문을 보고 있다.
아파트 정문 앞 옹벽에 벽화를 그리자는 한 주민의 제안(2001년 11월 1일자)이 6개월 만에 실현됐는데 이 지역 출신 김용분(金容粉) 전 구의원이 기사를 보고 예산을 요청했기 때문.
하지만 그는 자신을 포함한 아파트 동대표들이 건설사와 아파트 하자 보수 문제에 쉽게합의했다는 이유로 고발당한 기사까지 써야 하는 ‘난처한’ 일도 겪어야 했다.
그는 “웬만한 아파트라도 주민이 농촌의 면(面) 인구보다 많은데 대화와 토론의 장이 없어 서로 외면하고 사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작은 노력으로도 가능한 아파트 신문 만들기를 적극 권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