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아인트호벤 구단 ˝히딩크를 원하지만 확답 못받아˝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31분


“우리는 그를 기다린다.”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 구단의 홍보 책임자이자 거스 히딩크 감독의 ‘매우 가까운(very close)’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페드로 살라자르 휴이트는 “히딩크 감독은 아인트호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26일 아인트호벤 시의 구단 전용 경기장에서 만난 휴이트씨는 “히딩크 감독은 우리 팀을 잘 알고 있으며 무엇보다 최고의 감독이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87∼90년 아인트호벤 팀 감독을 지냈으며 트레이너(83∼86)와 선수(70∼72)로 뛴 기간까지 합치면 꼬박 10년을 아인트호벤 팀에 몸담았다. 아인트호벤 경기장의 카페에는 그의 감독 시절 사진이 붙어 있었다.

-아인트호벤 측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전화했는가.

“그가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다. (월드컵이) 끝나는 대로 그가 전화를 걸어올 것이다. 그의 대답이 ‘예스’냐, ‘노’냐는 모른다. 지금은 세계의 모든 팀이 그를 탐낸다.”

-이젠 많은 돈을 줘야 할텐데….

“좋은 감독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충분한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얼마인지 모른다. 그가 ‘예스’라고 말하면 ‘그(돈) 문제’를 얘기할 것이다.”

-그가한국에더머물기를바란다면….

“너무 좋은 결과를 얻었으므로 한국을 떠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친구로서 느끼는 것은 그가 한국에 머물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돈이나 축구 때문이 아니다. 개인적인 행복 때문일 것이다.”

-아인트호벤 시민들도 그를 기다리는가.

“물론이다. 그는 아인트호벤 팀 감독으로 있던 4년 동안 두 번의 유러피안컵 우승과 한번의 네덜란드 챔피언을 일궈냈다.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고 아직도 그를 못 잊는 사람이 많다.”

-한국에서 히딩크 감독의 성공 비결을 뭐라고 생각하나.

“한마디로 축구를 어떻게 하는지를 아는 흔치 않은 감독이다. 선수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술이 뛰어나고 동기 유발을 잘 시킨다. 또 뛰어난 경영자다. 오늘날의 축구는 단순한 축구가 아니라 경영이다.”

-친구로서는….

“정말 재미있는(funny) 친구다. 농담을 잘 하고 놀 줄 안다. 그는 삶을 즐길 줄 아는 진짜 네덜란드인이다.”

-그가한국에가기로했을때얘기했나.

“(그 얘기를 듣고) 놀라기는 했지만 많이 놀라지는 않았다. 그가 도전을 좋아한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자신감에 넘쳤으며 ‘한국에서 내 방식대로 할 수 있다면 뭔가를 해낼 수 있다’고 말했었다.”

-한국팀의월드컵경기를본느낌은….

“4년 전 네덜란드에 5-0으로 진 팀이 아니다. 지금의 한국팀은 모든 팀을 이길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다. 더구나 젊은 팀이어서 앞으로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

아인트호벤(네덜란드)〓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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