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장병 5명 진중결혼식

  • 입력 2002년 4월 5일 19시 45분


공군부대 활주로에 훈련기의 이착륙 굉음 대신 은은한 웨딩마치가 울려 퍼졌다.

5일 오전 11시 경남 사천시 공군 제3훈련비행단(단장 윤성기·尹成基)의 주기장(駐機場)에서 이 부대 부사관 5명이 가족 등 500여명에 이르는 하객의 축하 속에 결혼식을 올렸다(사진).

윤 단장의 주례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장에는 KT1 3대와 T37 2대 등 훈련기 5대를 단상 뒤편에 도열시켜 한껏 분위기를 돋웠다.

정복차림의 신랑과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동시 입장한 가운데 양가 부모와 하객에 대한 인사, 주례사 등이 이어졌고 동료들은 축가로 이들의 행복한 앞날을 빌었다.

신랑 신부는 의장대 장병 8명이 예도(禮刀)로 교차칼을 한 사이로 군악대의 연주에 맞춰 행진을 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모두 아내를 맞아 살면서 형편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장병들. 박종관 상사(33), 우혜진씨(28) 부부는 동거 3년차로 슬하에 딸까지 두었다. 우씨는 “부대의 배려가 너무 고맙다”며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겠다”고 말했다.

박우현 중사(30)와 강상희씨(28), 김영규 중사(27)와 한성수씨(24) 등 나머지 커플도 모두 10개월 이상 한솥밥을 먹은 부부.

이들은 부대 내 장교회관과 스포츠센터에서 폐백과 피로연을 가진 뒤 부대 측이 마련해 준 비행기 티켓으로 오후 7시20분발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사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