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간기증' 두고교생 '서울학생상' 수상

  • 입력 2000년 2월 8일 20시 19분


간경화로 투병중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기증하는 등 효성이 지극한 고등학생 두명이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처음 제정한 ‘서울 학생상’을 받았다.

올해 2월말 졸업예정인 서울 경기고 3학년 함경진군(19)과 서울 한양공고 3학년 심우민군(19).

함군은 간경화로 투병중이던 아버지(53)의 병세가 지난해부터 급격히 악화하자 대입준비가 한창이던 올해 1월 서울중앙병원에서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해 꺼져가는 아버지의 생명을 지켰다.

네살때 어머니를 잃고 94년부터는 아버지마저 간경화로 병석에 눕게 돼 혼자 집안살림을 도맡아 꾸려가던 심군도 지난해 7월 서울중앙병원에서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심군의 아버지는 현재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병세가 나아졌다고.

체육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심군은 “아버지가 살아계시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자신이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함군과 심군 이외에도 98년 전국 시각장애인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서울 맹학교 3학년 황병욱군을 비롯해 서울시내 초중등학생 1188명에게 서울학생상을 수여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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