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영화 '세기말' 감독 송능한의 생각

  • 입력 1999년 12월 9일 19시 48분


데뷔작 ‘넘버3’(97년)로 널리 알려진 송능한 감독(40)은 “‘세기말’이 만약 관객에게 외면당한다면 앞으로 영화 만들기를 심각하게 고민해볼 참”이라고 했다.

그는 “데뷔 때부터 생각해 왔고, 앞으로도 내가 나아갈 길이라고 여기는 리얼리즘 영화를 이번에 제대로 만들어 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감독으로서의 진퇴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넘버3’에 비해 ‘세기말’은 무거운 영화인데….

“‘넘버3’도 현실비판적인 영화지만 ‘헝그리 정신’이 부각되면서 희화화됐다. ‘넘버3’의 비판성을 기억하는 관객은‘세기말’에도 동의하리라 믿는다.”

―마지막에 “그래도 희망은 사람에게 있다”고 결론짓지만 그다지 희망차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섣부른 희망은 아니고 ‘절망 끝에 부르는 희망 노래’의 느낌을 주고 싶었다. 어정쩡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희망같은 것이 있지 않은가.”

―촬영 속도가 빨랐던 것으로 유명하다.

“늘 모든 스탭을 모아 콘티 발표회를 갖고 촬영에 들어 갔다. 감독이 현장에서 고민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난 고민은 미리 하고,현장에서는 빠르고 즐겁게 가자는 주의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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