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위령비 이설위원장 재일교포, 수재의연금 기탁

  • 입력 1999년 8월 17일 19시 19분


“일본 히로시마(廣島)의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 이설(移設)사업을 도와주신 고국의 많은 분들께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중앙재해대책본부를 통해 17일 본사에 수재의연금 5000만원을 기탁한 재일교포 권양백(權養伯·55·㈜백화그룹회장)씨는 원폭희생자의 2세.

그는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 이설위원장을 맡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바깥에 세워진 위령비를 29년만인 지난달 공원안으로 이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민단과 조총련 사이의 갈등을 해소하고 성금을 모으는 등 동분서주했다.

그는 “한국의 정치인과 학생 주부 등이 주머니를 털어 위령비 이전 성금을 보내와 재일교포들의 숙원을 풀었다”며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시할까 고민하다 수해를 입은 분들께 작은 정성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권회장은 오물처리업과 호텔업 등으로 성공해 히로시마에서 개인소득세를 가장 많이 내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민단 히로시마 지부 재정고문도 맡고 있다.

그는 중앙재해대책본부장인 김기재(金杞載)행정자치부장관에게 수재의연금을 전달한 뒤 14일 출국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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