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원검거 신고자 문답]『결혼사진 없어 수상』

  • 입력 1999년 7월 17일 00시 36분


신창원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최초의 신고자 김모씨(29·아파트 보수업체 직원)는 “신을 보는 순간 수배전단에서 본 것과 비슷한데다 집에 결혼사진조차 없어 수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5000만원의 현상금을 받게 됐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신이 사는 아파트에 왜 갔나.

“아파트 관리소에서 도시가스 환풍기를 점검해달라고 해 이날 오후 신의 집에 점검차 들어갔다.”

―당시 집안 상황은….

“신과 여자가 있었으며 작고 하얀 강아지가 한마리 있었다. 아파트 한쪽 구석에는 러닝머신 등 운동기구들도 있었다.”

―신이라고 의심하게 된 이유는….

“주방에서 가스레인지 위에 설치된 환풍기를 점검하면서 신에게 모터에 손을 대보라고 하면서 얼굴을 가까이서 봤다. 광대뼈가 튀어나온 모습이 수배전단에서 본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아파트는 신혼부부가 많이 사는 곳인데도 실내에 결혼사진이 걸려있지 않아 의심이 갔다.”

―바로 신고를 했나….

“아니다. 누전된 환풍기 모터를 뜯어낸 뒤 아파트 주차장에서 새 모터를 갖고 다시 올라와보니 밥통이 엎어져 있고 베란다 새시문이 열린 채 사람이 없었다. 바로 내려가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했다.”

―신고 후에는 무엇을 했나.

“아파트단지 안에 있는 시공업체 사무실에 들어가 평소 알고 지내던 직원에게 ‘신창원이라고 신고했는데 실수한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 직원과 신의 입주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계약 당사자가 남자가 아닌 여자로 돼있는데다 계약한 바로 다음날 입주해 수상하다는 심증을 더욱 굳히게 됐다.”

―경찰이 신을 검거할 당시 같이 갔었나.

“경찰이 가스 환풍기 점검차 들어가는 것처럼 위장하겠다고 해 동행했다. 신의 집에 모두 세번 방문한 것이다.”

〈순천〓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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