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분야 신지식인」뽑힌 정문식사장]

  • 입력 1999년 5월 26일 19시 37분


10년 전 5평짜리 지하차고에 차린 허름한 공장으로 시작해 미국 통신업체 벨사에도 납품하는 글로벌 회사로 키운 30대 사장이 26일 산업자원부에 의해 ‘산업분야 신지식인’ 9명 중 한명으로 뽑혔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이레전자산업의 정문식(鄭文植·37)사장이 주인공. 그는 흔히 떠올리는 명문대 출신의 벤처기업가가 아니다. 남들이 대학 도서관에서 한창 공부할 나이에 그는 공단의 전자부품회사에서 일하거나 특전사 하사관으로 산야를 누비고 있었다.

5년간의 군대생활을 마치고 모은 돈으로 90년 서울 변두리에 5평짜리 지하차고를 빌려 공장을 차렸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한양공고(야간)를 졸업할 때까지 학비를 벌기 위해 전전한 청계천의 앰프공장과 고교 졸업후 잠깐 일한 전자부품회사가 그에겐 배움터였다.

정사장은 97년 80억원이던 매출액을 경기침체 속에서도 98년엔 2백4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휴대전화 시장이 급속히 커져가는 것에 착안해 단 2시간 만에 충전 되는 급속충전기와 1백10V 2백20V 겸용인 여행용 충전기의 개발에 힘쓴 것이 성공해 현대전자로부터 2백억원어치의 수주를 받은 것이다. 정사장은 “남들처럼 해박한 공학적 지식을 가진 것도 아니고 영어를 유창하게 잘하는 것도 아니다”며 “그러나 공원 시절의 경험을 되살려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봐 고객이 불만족해하는 것이 뭔지 남들보다 한발 먼저 알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사장은 이제 통신기기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혀 회의용 무선전화기와 98㎜짜리 초소형 무선전화기를 개발해 최근 미국 벨사와 6백만달러의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납품준비 단계에 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