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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5월 15일 0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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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의 주업무는 묘지관리와 참배객 안내. 요즘은 특히 사진자료 전시실에서 사진속의 자신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AP통신 기자가 찍은 5·18의 대표적 사진입니다. 영정의 주인공은 도청앞에서 시위도중 총탄에 맞아…. 영정을 들고 있는 이 아이가 바로 저입니다.”
조씨는 지난해 6월 5·18묘지관리사무소 일용직 직원으로 채용됐다. 당시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준비중이던 조씨는 5·18유족회로부터 “5·18관리사무소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흔쾌히 이를 받아들였다. 아버지의 곁으로 다가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가 떠나신 뒤 어머니 혼자 3남매를 키우느라 고생하시는 걸 보고 5월만 되면 문득문득 울분이 북받쳤으나 나이가 들어 아버지가 의로운 일을 하다 세상을 떠난 사실을 알고는 누구보다 아버지를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 2월 조선대이공대 건축설비과(야간)를 졸업한 조씨는 “97년 신묘역으로 이장하면서 아버지 묘비에 새긴 대로 세상 모든 이들이 아버지의 가르침을 느끼며 살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