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사장 퇴진… 한진그룹 21일 긴급회의

  • 입력 1999년 4월 22일 06시 43분


대한항공의 조양호(趙亮鎬)사장이 잇따른 항공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일선에서 퇴진키로 했다. 한진그룹측은 이같은 결정사항을 22일 오전중 청와대와 건설교통부에 통보하고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긴급 경영간부 회의를 갖고 정부의 요구를 수용하는 결정을 내린 후 금명간 관계당국을 통해 (정부에) 통보해 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21일 서울 소공동 대한항공 별관에서 조중훈(趙重勳)회장 주재로 주요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갖고 경영체제를 바꾸라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키로 했다.

한진그룹은 조사장의 퇴진후 경영을 맡을 전문경영인 선정과 회사의 경영체제 변화후의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밤 늦게까지 회의를 계속했다.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조사장 후임으로 내부인사의 승진과 외부 전문경영인의 영입을 논의했는데 안전운항 등 항공업계의 특성을 잘아는 내부인사가 기용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진그룹은 조회장의 동반퇴임과 관련해서는 결론을 유보하고 정부당국과 의견을 조율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회장의 거취문제는 22일 오전중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그룹의 한 관계자는 “조회장 일가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더라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라는 것이 정부의 요구인 만큼 소유와 경영만 분리하면 되기 때문에 보유주식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향후 주주로서 조씨 가족의 권한 행사는 계속될 것임을 예상했다.

이날 긴급회의에는 조회장과 조사장을 비롯해 그룹사 사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한진그룹은 정부와 조율이 끝나는대로 이날 결정사항을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사과문과 함께 공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에 앞서 강봉균(康奉均)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한항공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기를 거부할 경우 법과 제도상 가능한 모든 제재수단을 쓸 수밖에 없다”고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밝혔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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