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입양아부부 강덕진-이란씨,「해외동포 모국체험」참가

  • 입력 1998년 10월 22일 19시 42분


“저희를 낳아주신 조국에 감사합니다.”

KBS와 한국방송광고공사가 공동주최하고 경희대 부설 국제협력본부(GCS)가 주관한 ‘해외동포 모국문화체험’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입양아 덕진 켈러씨(33·한국명 강덕진)와 아내 란 호엔베르거씨(31·한국명 이란). 강씨 부부의 이번 방문에는 3세 6세된 아들딸도 동행했다.

“자식들에게 부모가 태어난 나라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강씨 부부는 출생지나 부모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강씨의 입양서류에는 67년5월 부산진역 구내에서 한 역무원이 ‘핏덩어리’였던 강씨를 발견해 보육시설에 넘겼다는 기록만 남아 있을뿐. 68년9월 서울의 한 보육원앞에 보자기에 싸인 채 버려졌던 아내 이씨 역시 흐릿한 보육원 생활에 대한 기억이 전부다.

“자라면서 생모를 무척 원망했지만 이젠 모든 것을 이해합니다. 당시 한국은 너무나 살기 힘든 시절이었잖아요.”

강씨 부부는 서로의 만남을 ‘운명’으로 생각한다. 84년 독일의 한국인입양아 모임에서 첫 만남을 가진 2년 뒤 한 독일친구의 생일파티에서 우연히 재회하면서 사랑의 결실을 본 것.

95년 독일 튀빙겐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강씨는 현재 쾰른대에서 생물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장래 세계적인 유전공학자가 되는 게 꿈이다. 아내는 유치원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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